창업이 3년연속 3만개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 수준에 육박하는 등 지난해 법인설립이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신용평가정보와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으로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등 전국 7대 도시의 신설법인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문을 연 업체(법인)는 3만5천2백16개로 집계됐다. 이는 2001년에 비해 3.2% 늘어난 것이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 2000년의 3만5천7백27개에 불과 5백11개 못미치는 것이다. 하루 평균 96명의 사장이 탄생한 셈이다. 이처럼 창업이 크게 는 것은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상반기의 법인설립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창업은 1만9천57개에 달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이보다 15.2% 줄어든 1만6천1백59개에 그쳤다. 또 작년 하반기에 터져나온 자본금 가장납입 사건을 감안할 때 창업기업 중 일부는 페이퍼컴퍼니에 불과할 수 있어 정상적인 영업을 하기 위해 설립된 법인은 통계치보다 휠씬 적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방창업 사상 최대=지방에서의 창업은 활발한 반면 서울에서는 줄었다. 서울 창업은 2만2천3백45개로 2001년보다 3.4% 감소했다. 지방 6대 도시에서는 1만2천8백71개가 설립돼 2001년보다 14.6% 증가했다. 부산은 8백54개 늘어난 3천7백78개가 문을 열었다. 이밖에 인천 2천3백75개,대구 2천2백93개,광주 2천65개,대전은 1천5백82개,울산은 7백78개 순으로 창업이 많았다. 한국신용평가정보 관계자는 "조선 자동차 등 주력산업이 활기를 띠면서 부산과 울산지역 창업이 활발했다"고 분석했다. ◆자본금 1백억원 이상 창업활발=금융 분야에서 1백억원 이상의 대규모 자본금으로 문을 연 사례가 많았다. 도이치증권투자신탁운용이 투자신탁 업무를 위해 자본금 1백억원으로 설립됐고 이지에프창업투자 미시간벤처캐피탈 대영창업투자 등도 각각 1백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등기를 마치는등 1백억원이 넘는 자본금을 가진 업체가 10개에 달했다. ◆창업 이끈 유통·서비스=상반기부터 백화점 등을 중심으로 한 소비시장이 달아오르면서 유통·서비스 업종의 창업이 가장 활발했다. 서울의 경우 유통·서비스업체가 1만1천9백62개에 달해 전체 창업의 53.5%를 차지했다. 반면 무역·관광은 42.3% 줄어든 1천3백29개가 문을 열었고 인쇄출판·정보는 21.3% 감소한 2천8백15개가 창업했다. ◆30대 창업 활발=젊은이들의 창업이 활발했다. 대학 졸업자들이 창업대열에 동참하는 사례가 늘면서 30대 젊은 기업인들의 등장이 많았다. 서울지역 창업기업 가운데 30대 창업은 9천4백93개로 42.5%를 차지했다. 다음은 40대로 7천8백63개(35.2%),50대는 2천3백70개(10.6%),20대는 1천8백38개(8.2%),60대 이상은 7백81개(3.5%)의 순으로 나타났다. ◆아이디어제품 사업화 증가=올해 문을 연 업체 중에서는 아이디어제품을 바탕으로 창업한 기업들이 많았다. 광주에서 문을 연 매사비젼(대표 임경석)은 감시카메라용 렌즈와 새로운 개념의 디스플레이 장치인 HMD를 제조한다. HMD는 안경처럼 착용하면 가상의 모니터를 통해 동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 울산대 정지원 교수(디자인 전공)가 울산에서 창업한 미로소프트는 그래픽과 프로그래밍을 조화시켜 홍길동전 등의 고전을 생생하게 재현할 수 있는 첨단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이계주·문혜정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