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이 국내 3위 초고속인터넷 업체인 두루넷을 인수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하나로통신이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신주발행과 차입금 증가로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삼보컴퓨터는 두루넷 매각으로 부담을 크게 던 것으로 분석됐다.

하나로통신은 30일 두루넷 최대주주인 삼보컴퓨터와 두루넷 지분 71.95%(5천5백86만여주)를 1천2백59억원에 인수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는 삼보컴퓨터와 나래앤컴퍼니 등 8개 삼보 계열사의 지분을 합한 것이며 주당 인수가격은 2천2백53원이다.

하나로통신은 이자율 0%의 무보증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인수대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를 주식 맞교환 방식으로 해석하면 하나로통신 1주와 두루넷 1.43주가 교환된다.

CB 규모는 액면가 5천원을 기준으로 총 1천9백49억원이다.

전체 CB 발행금액의 78%인 1천5백19억원은 5년, 나머지 4백30억원은 1년6개월 만기다.

하나로통신은 내년 1월1일부터 약 한 달간 두루넷 자산에 대한 정밀실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이 결과를 토대로 인수금액이 다소 조정될 수 있다고 하나로측은 밝혔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양사의 부채 규모가 2조6천억원에 달해 양사 경영에 상당한 애로가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양종인 동원증권 수석연구원은 "CB발행 등으로 하나로통신 자본금이 14.0% 정도 늘어나 주당가치는 12.2% 가량 희석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재무구조가 부실한 회사를 인수한데 따른 추가 자금투입 부담과 지분법평가손실이 예상돼 내년 예상됐던 당기순이익 흑자전환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가입자수 증가에 따른 규모의 경제효과와 네트워크 효율성 증가로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보컴퓨터의 경우 그동안 두루넷의 적자로 증자 부담과 함께 대규모 지분법 평가손실을 입어 왔다.

삼보컴퓨터는 지난 8월 출자전환을 통해 두루넷 지분을 45.01%(3천4백94만여주)로 높이면서 3분기말로 두루넷 관련 지분법 손실을 4백억원 이상 반영했다.

이병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보컴퓨터는 두루넷 매각으로 영업외적 요인에 따른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하나로통신은 이날 이사회에서 재무구조 개선과 내년 투자자금 확보를 위해 최대 13억5천만달러 규모의 외자유치를 추진키로 결의했다.

7억달러는 신디케이트론, 나머지 6억5천만달러는 제3자 배정방식에 따른 신주발행을 통해 확보하기로 했다.

장규호.양준영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