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시대] 부산상고 주축 대기업.금융계 포진..재계 인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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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21세기 첫 대선의 승자로 확정되면서 대기업과 금융계에 포진한 그의 인맥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내년 2월 출범하는 신정부와 대기업및 금융계간 의사소통 통로 역할을 맡아 기업및 금융정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노 당선자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인권변호사등으로 활동하느라 재계인맥이 많은 편은 아니다.
기업가보다는 노동자 권익 보호에 관심을 많이 기울이다 보니 재벌가나 정.관계 실력자 집안과 혼인관계를 맺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가 졸업한 부산상고 인맥과 정치인으로 활동하면서 직·간접으로 연을 맺은 인사들은 상당수에 달한다.
노 당선자는 부산상고 53회 졸업생이다.
부산상고 출신 재계인사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인 이학수 사장이다.
이 본부장은 부산상고 52회로 노 당선자보다 1년 선배이며 동창회장을 맡기도 했다.
특히 구조본부장으로 삼성자동차 문제를 주도적으로 처리하면서 당시 '삼성차 살리기 운동'에 적극 참여했던 노 당선자와 자연스레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K그룹의 대표적 전문경영인인 황두열 SK㈜ 부회장과 정종순 KCC 부회장은 부산상고 49회 선두주자다.
황 부회장은 68년 유공에 입사한 이후 영업담당 전무 시절엔 '엔크린'이란 휘발유 브랜드를 도입해 선풍적 인기를 끄는 등 마케팅 분야의 전문가로 통한다.
SK그룹과 노 당선자는 직접적 교류관계는 없었으나 황 부회장이 앞으로 교감을 나누는 통로가 되리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정종순 부회장은 68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했으나 73년 건축자재업체인 금강(KCC 전신)으로 자리를 옮겨 관리담당 이사,종합관리실 부사장 등 순탄한 승진가도를 달려왔다.
부산상고 45회인 오용환 롯데월드 대표는 67년에 입사한 뒤 롯데제과 영업본부장,롯데그룹 유통사업본부장,롯데쇼핑 판매본부장,롯데전자 대표이사 등 전문경영인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과장 때부터 신격호 회장에게 직접 브리핑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앞으로 노 당선자와 신 회장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 밖에 장상건 동국산업 회장(41회),배광우 일양익스프레스 DHL 회장(43회),박득표 포스코건설 회장(43회),박안식 대창단조 회장(45회),안시환 안진회계법인 부회장(45회),송장식 동원수산 사장(52회) 등도 부산상고 출신이다.
장상건 회장은 고 장상태 회장의 친동생이다.
현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작은아버지인 그는 동국제강 계열 강판제조업체인 동국산업 지분 17%를 소유한 대주주다.
배광우 회장은 75년 국제복합운송업체인 일양익스프레스를 창업하는 등 물류업계 선두주자로 통한다.
77년 DHL과 한국 총대리점 계약을 한 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박안식 회장은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에 앞서 총동창회장을 맡는 등 부산상고의 대표적 재계 인맥으로 통한다.
재계 인맥 가운데 최고 선배격은 김종대 효성기계 고문(25회)과 김찬두 두원그룹 회장(39회)이 꼽힌다.
노 당선자의 후배 기업인으로는 서울에 빅토리아호텔,경기도 이천에 미란다호텔 등을 소유하고 있는 문병욱 회장(57회)과 '가을대추' '아침햇살' '초록매실' 등 전통 곡물음료로 음료업계 판도를 뒤집은 조운호 웅진식품 사장(68회)을 꼽을 수 있다.
이 밖에 부산상고 출신은 아니지만 백갑종 신원JMC 사장,유준규 국제무역자문사무소장,이경훈 AC애드 회장,정은섭 특허법인 아주 대표변호사 등은 노 당선자의 대선 공약과 경제정책 입안에 참여한 인사로 알려져 있다.
금융계 부산상고 출신으론 부국증권 김지완 사장과 한국은행 이성태 부총재보,증권거래소 옥치장 감사가 51회 동기로 노 당선자의 2년 선배다.
금융감독원의 김대평 비은행검사국장도 부산상고 출신.노 당선자가 금융계에서 가장 친한 고교 동창으로 꼽은 인사는 이충정 제일은행 지점장(53회)이다.
부산상고 출신은 아니지만 장병구 수협중앙회 신용부문 대표이사도 노 당선자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노 당선자는 해양수산부장관 시절이던 지난 2000년말 외환은행 임원 출신인 장 대표를 수협 신용부문 대표로 발탁했었다.
노 당선자 집안에선 손아래 처남인 권기문씨(48)가 우리은행 부산 범천동 지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차병석·정태웅·조재길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