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수주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업체들은 수주실적이 대부분 연초에 세웠던 목표치에 육박했으며 일부 업체의 경우는 목표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가 해양사고를 막기 위해 유조선에 이어 최근 벌크선(곡물 및 광물 운반선)에 대해서도 이중선체 건조 규정을 새로 마련해 향후 관련 물량 수주도 늘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선가도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9·11테러 사태 이후 침체에 빠졌던 조선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17일 그리스 노르웨이 이탈리아 등에서 이중선체 벌크선 및 자동차 운반선 등 총 6척을 2억6천만달러(옵션 3척 포함하면 3억9천만달러)에 수주했다. 이에 따라 올해 수주 목표치인 20억달러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3일 영국 터키 홍콩 등의 선사로부터 유조선 11척과 컨테이너선 4척 등 모두 15척(옵션 7척)을 7억1천4백만달러에 수주하는 등 올해 23억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연초 목표치의 92% 수준이다. 현대미포조선 한진중공업 STX조선도 목표치를 이미 채웠거나 채워가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추석연휴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석유제품 운반선 등 30여척을 무더기로 수주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9억8천만달러였던 목표치를 초과한 10억달러를 수주했다. 한진중공업은 9억달러를 수주,10억달러 목표치에 육박하고 있다. STX조선 역시 8억5천만달러 목표에 8억1천만달러어치를 수주해 놓고 있다. 현재 수주 협상중인 물량까지 감안하면 목표치를 훌쩍 넘길 가능성이 크다. 다만 현대중공업은 11월 말 현재 20억달러를 수주해 목표치의 65%를 채우는데 그쳤으나 목표 달성을 위해 연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한편 지난 주말 IMO가 오는 2004년부터 건조되는 길이 1백50t(약 2만DWT급) 이상 벌크선은 안전을 위해 모두 이중선체로 건조해야 한다는 규정을 통과시켜 기존 단일선체 대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중선체 선박은 화물을 싣고 내리기 편리한 데다 선박 유지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신규 수요도 생길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의 기원강 영업본부장(전무)은 "최근 스페인 연안의 프레스티지호 침몰사건과 이번 IMO 결정을 계기로 조선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조선산업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30만t급 초대형유조선(VLCC) 1척의 국제 건조선가는 지난 9월 6천2백50만달러에서 11월엔 6천3백만달러로 소폭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17만t급 벌크선 1척 선가는 3천5백만달러에서 3천6백만달러로 상승했다. 한국조선공업협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국제선가가 본격적으로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나 일단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