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식을 팔고 미국 주식을 사세요.' 리먼브러더스 골드만삭스 등 미국 월가의 투자은행들이 잇따라 미국 주식을 매입할 것을 권하는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이에 힘입어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던 미국 증시는 16일(현지시간) 다우와 나스닥지수가 2% 이상 급등하며 '산타클로스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리먼브러더스는 이날 고객들에게 보낸 포트폴리오 보고서를 통해 "미국 주식 비중을 39%에서 50%로 늘리는 반면 유럽 주식은 35%에서 24%로 낮춰라"고 권고했다. 유럽 주식 전략가인 아이안 스코트는 "최근들어 증시를 이끌고 있는 이른바 TMT(기술주 미디어주 장거리통신주) 업종의 경우 미국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해 유럽 경쟁업체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도 앞으로 미국 기업들의 이익이 유럽 경쟁업체들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피터 오펜하이머 유럽 담당 애널리스트는 "지난 2년간의 경기침체 기간에 미국 기업들은 유럽의 경쟁자들보다 적극적으로 원가절감 노력을 기울였고 정책당국자들도 금리인하 등 효율적으로 대응해 왔다"며 "미국의 경기회복이 유럽 등 다른 나라들의 경기회복을 이끄는 기관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이체방크AB 아메리카의 레오 그로호우스키 수석 투자담당임원은 "현금흐름 예상수익 이자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미국 시장이 유럽보다 훨씬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메릴린치의 스티븐 밀러 기술주애널리스트는 "연말은 물론 내년 1월까지 미국 증시에 대한 전망이 유럽보다 밝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기업수익을 추정하는 톰슨파이낸셜퍼스트콜은 미국 기업들의 4분기 수익이 14.8% 증가, 한달 전의 예상치(16.8%)보다는 낮아도 3분기(7%)보다는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블룸버그통신도 미국 경제의 올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2.8%로 당초 예상치(2.4%)를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