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SBS-TV 탄현스튜디오에서 만난 개그우먼 조혜련씨(32)는 "나라가 어려운데 골프 치는 얘기 해도 되나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저 꽤 장타자예요"라고 말했다.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가 2백30야드 정도. 잘 맞으면 2백50야드도 거뜬하단다. "처음에는 1백50야드밖에 못보냈는데 임팩트 때 '왼발뒤꿈치로 호두를 비틀어 까듯이 하라'는 요령을 깨닫게 되면서 거리가 늘었죠.친선대회에서 남녀 통틀어 롱기스트상을 받은 적도 있어요." 2년반 전 골프에 입문했는데 탁 트인 필드에서 좋은 공기 마시며 친한 사람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어 좋다는게 그의 골프관. 특히 그늘집에서 어묵국물에다 정종마시는 건 빼놓을 수 없는 기쁨이라고. 언젠가 한 라디오방송에 나가 "내 인생의 반은 골프"라고 '선언'했을 정도로 푹 빠졌었지만 요즘은 바쁘고 아이도 둘이라 마음대로 즐기지는 못하고 있다. 현재 스코어는 90타대 중반. 베스트스코어는 두 달 전 둘째아기를 낳은 뒤 가진 첫 라운드에서 기록한 84타다. 함께 라운드하는 사람은 연예인 동료들로 이홍렬 이창명 지석진 김용만 유재석 강석우 홍서범씨 등이다. "이홍렬씨는 10년 넘게 골프를 쳤는데도 1백타를 못깨고 있어요.함께 라운드하면 티샷할 때와 그린에서만 얼굴을 볼 수 있죠.공이 산으로 계곡으로 날아다니기 때문이지요.지석진씨는 스윙폼은 좋은데 아직도 1백타에서 왔다갔다하는 분이에요.그래도 만나기만 하면 레슨을 못해줘서 안달이죠." 음반제작자인 남편 김현기씨(35)도 골프를 하느냐는 물음에 "하긴 하는데 나보다도 못쳐요.보통 스코어가 1백5타예요.제발 내기해서 남편이 돈 땄다는 소리 좀 들어보는게 소원이에요"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조씨는 남편 자랑이 대단하다. "남편은 4번아이언을 잘 써요.드라이버는 치면 무조건 OB라 4번아이언으로 티샷하는데 2백30야드나 날아가요.근데 참 이상하죠? 4번아이언을 페어웨이에서 치면 왜 안맞는지 몰라?" 골프의 묘미를 언제 느끼느냐고 묻자 "파5홀에서 드라이버-우드-7번아이언샷이 모두 기가 막히게 맞아 '3온'했을 때,파3홀에서 6번아이언 티샷이 홀 바로 옆에 붙었을 때.그때는 정말 '이게 골프구나.어디 세미프로 한번 해 봐!'하고 생각하죠" 주로 어느 골프장을 가느냐고 묻자 "부킹 되는 골프장엘 가죠"라며 익살스럽게 답했다. 조씨는 "언젠가 캐디 없이 골프 치다가 정신없어 죽는줄 알았다"면서 골프장에서 가장 꼴불견은 캐디에게 막 대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골프장에서 잔디 보수하는 노인들을 만나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이 꼭 1만원씩 드릴 정도로 따뜻한 마음도 갖고 있다. 글=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