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위기상황이 다가오면 정면돌파로 승부를 거는 스타일이다. 노 후보 캠프에서 일하는 윤태영씨는 "노 후보는 '올바른 길'이라는 확신을 가지면 실패를 각오하고 서라도 정면돌파하는 길을 택한다"며 "40∼50%의 승산밖에 없는 일에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 후보의 고향 친구들은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일단 일을 저지르고 보는 겁없는 사람"이라고 입을 모은다. 농부의 아들로 생활고를 견디면서 앞길을 열어온 인생역정에서 이런 기질은 더욱 강한 것 같다는 것이다. 그는 국민경선에서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비주류의 견제로 후보직이 흔들리는 위기상황을 맞았을 때도 후보단일화를 받아들이는 정면승부에 의존했다. 노 후보는 위기를 돌파할때 원칙은 고수하되 작은 변수에는 신경쓰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그러나 노 후보가 무조건 밀어붙이기만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노 후보는 자신에 대해 '치밀하고 합리적'이라고 말한다. "원칙을 지키면 당장은 손해볼지 모르지만 멀리 내다보면 밑지는 것 만은 아니다"는 것이다. 노 후보의 위기관리에도 나름대로의 셈법이 있는 셈이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