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가 가파른 약세를 보이면서 원.엔 환율이 급락해 올들어 급증한 엔화대출 기업들에 유리한 상황이 조성됐다. 5일 금융계에 따르면 4일 현재 원.엔 환율은 엔.달러 약세의 영향으로 100원당975원으로 지난 99년 7월14일(974.04원)이후 2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원.엔환율이 급락하면서 올들어 원.엔환율이 높을때 단기 엔화대출을 받은 기업들은 상당한 외환평가이익을 내고 있다. 예컨대 100엔당 환율이 1천원일때 외화로 대출받은 기업의 경우 지금 대출금을상환하면 현재 환율이 975원이므로 2.5%의 환차익을 챙길수 있다. 100만엔을 빌렸다면 2만5천엔의 이익이 가능하다. 올들어 엔화표시대출은 9월말 현재 40억달러를 넘고 있다. 이들 자금은 대부분중소기업에 단기(만기1년)로 대출됐다. 월평균 4억5만엔 정도의 대출이 이뤄졌다. 올들어 100원당 엔화 환율은 980∼1천20원의 박스권에서 움직이다 최근 저점을하향 이탈했다. 원.엔환율은 작년말 100원당 1천원에서 지난 4월말 1천11원, 5월말 989원, 6월말 1천6원, 7월말 990원, 8월말 1천18원, 9월말 1천7원 등의 궤적을 그렸다. 따라서 4월이나 8월 등 원.엔환율이 1천원이 넘었을때 외화대출을 받은 기업들은 지금 꽤 큰 외환평가익을 기록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원.엔환율이 떨어졌다고 해서 자금을 만기전 상환하겠다고 나설 기업들은 별로 없겠으나 원.엔환율이 높을때 엔화대출을 받은 고객들은 확실한 외환평가이익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엔화대출을 원화대출로 전환할 경우엔 금리조건이 나빠지기 때문에 원.엔환율 하락이 큰 도움이 되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들어 엔화대출은 2.4분기부터 급증하기 시작, 10월말 기준으로는 5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나 단기외채 문제가 표면화하면서 11월부터 외화대출을중단한 은행들이 많아 11월이후엔 증가세가 크게 꺾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