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 증시 모두가 주간 단위로 8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당분간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월가에서 강세장(bull market)랠리론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증시는 상승을 위한 3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다. 저금리로 증시주변 자금사정이 풍부하고 기업실적과 경기가 뒤받쳐 주고 있는 데다 그동안 불안요인으로 작용해 왔던 악재들이 대부분 노출된 상태다. 더욱이 연말 장세와 1월 효과(january effect)에 대한 기대감도 일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다우지수는 10,000선,나스닥지수는 1,500선을 무난히 회복할 것으로 보는 게 월가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국내 증시도 기본적으로 미국 증시에 영향을 받는 데다 연말 기업들의 배당과 같은 계절적인 요인들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통령 선거 이후 과거 평균 15% 이상 주가가 오른 점을 감안해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게 사실이다. 한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앞으로 주가가 오른다 하더라도 성격은 종전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실적이 받쳐줄 경우에는 주가가 높은 수준이라도 더 오르고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주가가 떨어지는 차별화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재테크 투자자들은 막연한 기대감으로 증시에 직접 참여하는 자세는 삼가는 게 바람직하다. 오히려 주식편입 비율이 높은 상품이나 퓨젼형 상품에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게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이다. 특히 재테크 풍토가 바뀌고 있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동안 개인신용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금리를 차등 적용하는 사례는 있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신용이 따르지 못할 경우 금융기관 이용 자체를 못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 국민은행이 세 곳 이상에서 현금서비스를 이용해 카드대금을 되돌려 막지 못한 고객의 거래를 제한키로 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조만간 다른 시중은행들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가계대출 금리가 올라가는 것에도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이미 일부 시중은행은 가계대출 부실화를 우려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고 내년에 "가계대출 상환대란"까지 예상되는 만큼 가계 대출금리는 지금보다 더 높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개인 차원에서도 현금흐름(cash-flow)을 원활하게 가져가야 한다. 이미 기업들은 이런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요즘 기업들의 자금사정은 그 어느 때 보다 풍부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금리가 올라갈 것에 대비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확보에 나서고 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1천2백원대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1백21엔대가 유지되고 수출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원화 환율은 높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연말이 다가올수록 수입결제 압력을 많이 받고 있음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특히 대부분 기업들이 올해 연말 환율을 낮게 잡아 수입결제를 미뤄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수입결제에 따른 원화 환율의 상승압력은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