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호전 기업들이 코스닥시장 공정공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실적 현황이나 예상치 공개를 주가 부양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 반면 실적부진 기업은 공정공시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적악화가 예상되는 기업들도 투명성 확보차원에서 공정공시를 통해 실적 예상치를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대통신은 28일 공정공시를 통해 "2002년도 전체 매출액과 경상이익으로 각각 4백억원과 4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통신의 이같은 실적 예상치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매출액은 57%,경상이익은 97% 증가하는 수치다. 현대통신은 특히 예상 요약손익계산서까지 첨부해 상당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날 이 회사 주가는 공정공시 덕분에 전날보다 4% 이상 급등했다. 크린에어테크놀로지도 올 한 해 매출액 43%,순이익 27%가 증가할 것이란 공정공시를 코스닥증권시장에 제출했다. 크린에어테크놀로지는 내년엔 신규 매출까지 가세해 실적호전이 이어질 것이란 점도 덧붙였다. 대주산업 역시 10월까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공정공시를 이날 냈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 이미 흑자전환에 성공해 연간 기준으로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됐었다. 지난 27일에는 서울반도체 오로라월드 동양크레디텍 한성엘컴텍 등이 실적과 관련된 공정공시를 했다. 동양크레디텍과 한성엘컴텍은 올들어 10월까지 실적이 지난해 전체보다 좋다는 사실을 공정공시를 통해 알렸다. 이들 기업은 공시 당일 오로라월드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공정공시가 '약효'를 냈다. 그러나 실적이 악화된 기업이나 실적악화가 예상되는 기업들은 공정공시를 대부분 회피하고 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최고경영자가 실적악화를 경고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투명성 확보를 위해 국내 코스닥기업도 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공정공시를 통해 지난 10월까지 경상이익 감소사실을 알린 한신평정보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