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부터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 외환은행(행장 이강원)을 컨설팅하고 있는 매킨지가 지난 27일 이 은행 임원과 간부들이 참석한 워크숍에서 경영진을 혹독하게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매킨지는 "다른 은행들이 합병 등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외환은행이 지금 상태로 가다간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며 "이같은 위기의 근본 원인은 전적으로 경영진에 있다"고 지적했다. 5시간에 걸쳐 난상토론이 벌어진 이 워크숍엔 이강원 행장과 전 임원, 본부 부서장,지역 영업본부장, 노조간부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매킨지는 외환은행의 비전은 다른 은행과 극명히 차별화해 생존을 확보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수익성 증대 등 12대 과제를 제시했다. 또 다른 은행과의 합병에 대해선 "신한+조흥의 합병 움직임으로 선택할 수 있는 합병상대가 파악된 만큼 시나리오별로 타당성을 분석하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매킨지는 외환은행의 기업문화와 관련, 엘리트로서의 자긍심과 양반문화 등은 계승하되 악착같은 근성과 도전의식, 자만하지 않는 겸손의 마음을 새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일부 영업본부장들은 "외환은행이 그 정도로 위기상황이냐"며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대체적으로 매킨지의 지적에 공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외환은행은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내달 중순께 새로운 비전 선포식을 가질 예정이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