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이 급전(急錢)을 빌려쓰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대금업법 시행에 따라 대출이자 상한선이 연 66%로 정해지자 대금업체들이 대출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사들 역시 카드론을 중단하는 등 급전대출을 줄이고 있다. ◆ 대출승인율 급감 =국내 최대 대금업그룹인 아에루 계열 7개사(A&O, 프로그레스,해피레이디 등)의 지난달 대출승인율은 29.7%에 불과했다. 대출승인율이란 대출신청 접수건 가운데 대출이 실행된 건수의 비율을 말한다. 아에루그룹의 대출승인율은 지난 9월에는 33.5%에 이르렀으나 한달새 4%포인트나 급감했다. 이 회사의 대출승인율은 지난 5월 45.2%, 6월 44.7%, 7월 42.6%, 8월 35.7%를 기록하는 등 점차 줄어들고 있다. "연 1백30%까지 받던 대출이자를 연 66%로 갑자기 낮추다 보니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우량 고객에게만 대출해줄 수밖에 없다"는게 회사관계자의 설명이다. 국내 대금업체들의 대출승인율도 낮아지고 있다. 신용대출 대금업체인 삼진I&C의 승인율은 지난 8월 21%에서 10월에는 16%로 떨어졌다. 중앙캐피탈 제일캐피탈의 대출승인율도 지난 8월 23%, 45.7%에서 11월 현재 각각 15%, 30.1%로 낮아졌다. ◆ 카드론 줄인다 =현대카드는 지난 25일부터 카드론 취급을 사실상 중단했다. 이는 대출서비스와 신용판매 비중을 1:1로 맞추라는 정부지침을 따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외환카드와 국민카드는 카드론 한도를 줄이거나 대출조건을 까다롭게 변경했다. 외환카드의 경우 최근 카드론 대출한도를 회원 등급에 따라 1백만∼5백만원씩 줄였다. 또 카드론 대출 가능 연령도 25세에서 30세(남자), 20세에서 25세(여자)로 높였다. 국민카드 역시 신용도가 낮은 하위등급 회원에 대한 신규대출을 최근 전면 중단했다. 한편 카드사 대금업체 등이 급전대출을 일시에 축소함에 따라 비등록 사채업자들의 고리대출 영업이 활성화되고 그동안 신용카드 연체가 늘어나는 등 각종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