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의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제1당이된 인민당이 주요 정당들과 연정구성을 모색하는 가운데 26일 토마스 클레스틸 대통령은 극우정당을 배제한 좌.우파의 대(大)연정을 바라고 있음을 시사했다. 클레스틸 대통령은 이날 연정구성 주도권을 쥔 볼프강 쉬셀 인민당수와 회담을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최대한 다수가 참여하는 안정적인 새정부 구성을 바라고 있음을 쉬셀 당수에게 밝혔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총선에서 인민당은 42.3%를 얻어 66년 이후 처음으로 제1당이 됐으며,사민당은 99년에 비해서는 3.8%를 더 얻었으나 36.9%로 제2당으로 밀려났다. 또 극우파 정치인 외르크 하이더가 이끄는 자유당은 10.2%로 지난 총선보다 지지도가 무려 16.7% 추락했으며 녹색당은 9%를 얻었다. 따라서 클레스틸 대통령의 발언은 중도우파인 인민당과 중도좌파인 사민당 간의연정을 바라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오스트리아 언론은 분석했다.. 인민당은 자유당과의 보수연정을 선호하고 있으나 자유당 극우파의 `무장해제'가 이뤄져야 연정을 구성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다시 말해 하이더를 비롯해 자유당 실권을 쥐고 있는 극우파 정치인들이 정계퇴진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주요 당직에서 사퇴할 경우에야 인민당과 자유당이 다시 연정을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유당을 수렴청정하는 하이더는 지난 25일 오전 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케른텐 주지사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히고서 오후에는 이를 번복했으며 자유당 지도부들도 당초 공언과는 달리 사퇴를 거부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려 하고 있다. 하이더로서는 오는 2004년 유럽연합(EU) 의회 총선에서 유럽 전체를 아우르는극우정당을 출범시킨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어 오스트리아 정계 내에 나름의 기반을 마련해 놓아야 하는 입장이다. 반면 사민당은 선거 직후엔 야당을 할 각오가 돼있다고 밝혔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인민당과 연정협상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99년 총선 이전까지 17년 동안 연정을 구성했던 인민-사민당이지난 수년 동안의 반목과 정책노선 차이에도 불구하고 다시 손을 잡을 수 있을 지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