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기업가들 사이에서는 기부가 1회성 이벤트라기 보다는 하나의 생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특히 일부 기업가들은 부의 축적 만큼이나 기부에도 열성을 보여 '기부 세대'라는 용어도 생겨나고 있다.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12월2일자)에 따르면 세계 최고의 갑부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그의 부인 멜린다는 그간 256억달러를 기부했는 데 그중 대부분인 235억달러를 최근 4년간 내놓았다. 비즈니스위크가 조사한 50대 기부가 명단의 첫번째로 기록돼 있는 게이츠 회장의 기부금은 그의 전 재산 430억달러의 60%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과 부인의 이름을 따서 만든 재단을 통한 기부금을 아프리카와 인도어린이들에게 공급할 백신을 구입하는데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50대 기부가 명단의 상위그룹에는 첨단기술업체 창업자나 대표 등이 많이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인텔의 공동창업자인 고든 무어 부부는 4년간 51억3천만달러를 기부해 2위에 올랐다. 투자회사인 아메리칸센추리의 창업자 제임스 스토워스와 선아메리카의 창업자엘리브로드는 각각 14억5천만달러와 10억4천500만달러를 기부해 3위와 4위에 랭크됐다. 세계 최대의 소매체인인 월마트의 창업자인 고 샘 월튼의 유가족들은 7억5천만달러를 기부해 5위에 올랐으며 억만장자 투자가 조지 소로스는 5억3천600만달러를 내놓아 6위 기부가로 기록됐다. 컴퓨터 회사인 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 부부와 케이블TV방송 CNN의 창업자 테드터너 등도 각각 5억1천만달러와 5억800만달러를 기부해 7,8위에 랭크됐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창업자 폴 알렌, 부동산업자 도널드 브렌은 각각 4억1천만달러와 4억달러를 기부해 9위와 10위로 기록됐다. 비즈니스위크는 최근에는 과거와는 달리 유언장을 통한 사후 기부 보다는 평생동안 일정액을 기부하겠다고 하는 약정 기부가 일반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잡지는 미국 기업가들에게 이제 기부는 선택이나 기업 이미지 제고용이 아니라 도덕적 의무이자 제2의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