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같은 마을 '프랑스 에즈'] 優雅! 니체가 걷던 곳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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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의 즐거움은 잘 알려진 대도시보다 작고 이름없는 마을들을 돌아보는 것이다.
의외로 유명인사가 며칠간 머무르면서 비하인드 스토리를 남기고, 독특한 예술품과 미감이 여행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곳들.
남프랑스 꼬따쥐르 지방의 언덕마을인 에즈가 그런 곳이다.
13세기.
로마인들의 침략을 피해 산으로 이동한 사람들이 정착해서 이 마을을 이루었다고 한다.
멀리서 보면 급사면의 바위산에 집들이 촘촘히 지어져 마치 2차 대전당시 레지스탕스들이 머물렀음직한 요새처럼 보인다.
에즈가 '독수리 둥지의 마을'이라 불리는 이유다.
험준한 산세에 동굴을 짓듯, 오두막을 짓듯 시작한 집짓기는 지금 오히려 독특한 관광명소가 되었다.
기념품점들과 아기자기한 숍, 갤러리, 호텔, 식당으로 변신해서 여행자들을 맞고 있다.
마을의 규모는 한시간이면 도보로 다 훑어볼 수 있을 정도.
호기심 많은 여행자라면 마을 곳곳에 흩어진 크고 작은 상점들을 기웃거리다 시간이 더 걸릴지도 모른다.
한낮에는 이방인들의 발걸음만 골목길을 메울 뿐 조용하기 이를데 없는 에즈에선 마을의 존재 자체가 구경거리가 되고 있다.
이렇게 높은 곳에 이처럼 독특한 마을이 있다는 것이 알려져 지금은 제법 유명한 관광명소가 되었다.
오래 전 이 마을은 위치상 가까운 모나코에 소속되어 있었다.
그러던 것이 1860년 마을 사람들의 투표에 의해 프랑스로의 귀속을 찬성하고 국가를 바꿨다고 한다.
루이 14세의 명령에 의해 쌓기 시작했다는 1706년의 성의 모습과 중세시대의 흔적들은 차분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마을을 찬찬히 훑다보면 자발적으로 국가를 바꿀 정도의 열의를 가진 사람들이 사는 것 같지 않은, 그야말로 조용하기 이를데 없는 마을이다.
하지만 해마다 수만명의 관광객들이 에즈를 방문한다.
그리고 순례자처럼 마을 구석구석 골목길을 누비며 걸음을 옮긴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이방인들을 끌어들이는 놀라운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에즈란 이름이 유래된 이시스 여신의 이야기를 비롯, 에즈엔 신화와 전설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전래되고 있다.
기원전 470년경에 있었던 로마 제국의 침략과 몇몇 전쟁들의 흔적이 신비로움을 더해줬을 것 같다.
에즈는 향수로도 유명하다.
프라고나(Fragonard)라는 향수 상표의 본고장이기도 해서 향수의 역사와 3천 개가 넘는 향수에 대한 이야기, 만드는 과정, 공장과 박물관, 전시장을 둘러볼 수 있다.
마을 입구에 자리한 프라고나 향수 공장은 언뜻 보면 허름한 가건물 같지만 안으로 걸음을 옮기면 박물관을 방불케 하는 규모의 향수에 관한 모든 것이 보존, 전시되고 있다.
1천5백피트 이상의 높은 지형.
파란 많은 역사의 현장.
철학가 니체가 즐겨 걸었다는 산책길.
그래서 에즈는 더더욱 신비롭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가는 길 =니스에서 가는 것이 제일 빠른 방법.
니스 국제 공항에서 약 18km 떨어져 있고 자동차로는 약 30분 정도 소요된다.
니스-에즈까지는 9km, 모나코-에즈까지는 7km.
이유진 (객원기자)
취재협조=나우여행사(02-3465-1270), 프랑스정부 관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