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 개발 아젠다' 1년 중간점검] 농업.서비스 기세싸움 치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우루과이라운드(UR)에 이어 새로운 무역규범을 정립하기 위한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 개발 아젠다(DDA.일명 뉴라운드)' 체제가 14일로 출범 1년을 맞는다.
DDA 협상은 UR 체제에서 논의돼온 공산품과 농업 서비스 분야는 물론 투자 경쟁정책 환경 전자상거래 지식재산권 등도 협상 대상으로 포괄, 전세계 무역 틀을 새롭게 짜는 작업이다.
아직은 협상구도를 잡는 초기 단계지만 핵심 이슈인 농업과 서비스 분야에선 이미 국가간 또는 그룹간 기세 싸움이 치열하다.
WTO 회원국들은 내년 9월께로 예정된 제5차 각료회의에서 DDA 협상 진행 상황을 중간 점검한 뒤 2004년 말까지 전체 쟁점을 일괄 타결한다는 일정이다.
◆ 농업 =DDA 출범 이전인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농산물 협상은 수출국과 수입국간의 줄다리기가 가장 팽팽한 분야다.
농업 협상의 핵심 쟁점은 △시장접근 환경개선 △수출보조금 단계 감축.폐지 △국내 보조금 감축 등 세 가지다.
지난 6월 시장접근 분야 회의에서 호주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수출국 진영인 케언스그룹과 미국은 수출 보조금의 철폐를 주장한 반면 유럽연합(EU) 한국 등 수입국 동맹그룹은 단계적인 감축에는 동의하지만 철폐에는 반대했다.
농산물 수출국들은 관세의 대폭 감축도 제안하고 나섰다.
미국은 모든 농산물의 관세 상한선을 25%로 제한하는 '스위스공식' 적용을 요구했다.
케언스그룹은 선진국에 대해서는 미국 제안을 적용하되 개도국에 대해선 관세 상한선을 1백25%로 정하자는 혼합방식을 내놓았다.
한국은 농산물 협상방식이 결정되는 내년 3월까지 정부의 협상전략을 확정한 뒤 일본 EU 등 수입국과 공조를 통해 수입국 입장을 최대한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 서비스 =지난 6월 회원국들이 제출한 양허(시장개방) 요청안을 바탕으로 국가간 양자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각국이 자국의 양허안을 제출해야 하는 내년 3월쯤이면 협상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현재 한국에 양허 요청안을 보낸 국가는 미국 일본 EU 중국 캐나다 등 23개국이지만 앞으로 3∼5개국이 추가로 요청안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국가는 대부분 유통 건설 통신 운송 금융 분야의 시장개방을 확대하고 에너지 분야를 추가로 열 것을 요구했다.
특히 현재 개방하지 않고 있는 법률 보건.의료 교육 우편.송달 등도 개방 요청 항목에 새로 포함돼 향후 협상이 험난할 것으로 예측된다.
법률의 경우 개인사무소나 동업형 사무소 설립 허용과 변리사와 특허변호사 시장의 완전 개방이 현안으로 떠올랐다.
통신서비스 분야의 지분제한을 철폐하고 초.중등 교육시장의 '빗장'을 풀라는 주장도 포함됐다.
한국은 지난 6월 중국 일본 등 아주지역 16개국과 EU 스위스 미국 등 미주.유럽지역 14개국, 중동.아프리카지역 6개국 등 모두 36개국에 양허 요구안을 냈다.
특히 향후 진출 가능성이 높은 아시아 개도국과 중동지역, 해운 거점국가 등에 대해선 해운 건설 유통 금융 통신 분야의 시장개방을 강력하게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