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가격이 급락하면서 1인치당 10달러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대만업체를 중심으로 적자를 견디다 못한 업체들간에 합병설이나 퇴출설이 나도는 등 생존게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 주력제품인 15인치 모니터용 TFT-LCD 패널 가격은 공식 집계된 가격보다 크게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LCD 가격을 공식 집계하는 디스플레이서치는 15인치 패널 가격이 지난달 개당 평균 1백90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번달엔 1백80달러,내달엔 1백70달러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동원증권의 김성인 연구위원은 "주요 업체들간의 경쟁으로 15인치 LCD 패널 가격은 지난달에 평균 1백85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번달에는 내달 물량까지 합쳐 1백65달러 수준에서 거래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15인치 제품이 머지않아 1백5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늘고 있다. 이는 인치당 10달러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동양투금증권의 민후식 연구위원은 "지난 9월 가동을 시작한 삼성전자 천안공장의 5세대 수율이 12월께면 정상궤도에 오를 것"이라며 "한 차례 추가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가격 하락이 수요 증대를 이끌어낼 것이란 점에 대해서도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4·4분기 들어 수요가 늘고 있지만 이는 계절적 요인에 힘입은 것이며 최종 수요가 공급 증가를 따라가려면 내년 초는 지나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비수기를 지나고 내년 6월 말께는 돼야 바닥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격 급락의 영향으로 15인치 모니터용 제품 생산에서 삼성전자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특히 대만업체들은 10% 이상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격이 1백50달러까지 하락할 경우 삼성도 일부 라인에서 적자를 보고 대만업체들의 적자는 20%를 넘을 것으로 민 연구위원은 추정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가장 타격이 큰 대만기업들을 중심으로 합병설을 비롯 다양한 구조조정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다. 대만의 한 언론은 최근 세계 3위인 대만의 AU옵트로닉스(AUO)와 9위인 한스타디스플레이가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칭화픽처튜브(CPT)와 치메이(CMO)간 합병설도 나돌고 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