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는 유엔의 무장해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심각한 결과"를 경고한 유엔 안보리 결의 1441호에 대해 "조용히 검토중"이라고 9일 밝혔다. 이라크 관영 INA통신은 정부 소식통을 인용, 유엔 안보리 결의가 "나쁘고 불공정한" 것이지만 이라크 지도부는 현재 "결의를 조용히 검토중이며 수일내 적절한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알-줌후리아와 알-카디시야 등 관영 신문들은 미국과 영국이 주도한 유엔결의가"부당하다"고 지적했으며 위성 TV는 "정당성을 인정할수 없다"고 논평했다. 그러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장남 우다이가 운영하는 바벨지(紙)는 이라크 정부가 유엔결의를 수용할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라크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바벨지는 "가장 중요한 것은 부시 행정부가 현 상황을 이용해 이라크에 대한 야욕을 실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을 추구할 현명한 지도부의 자각"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또 "이라크 지도부는 악명높은 유엔 결의를 포함, 각종 수단을 동원하려는 미국의 사악한 계획을 무력화시킬 것"이라고 밝히고 이라크는 금지무기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아랍연맹 특별 외무장관 회의 참석차 카이로를 방문중인 나지 사브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국제사회가 유엔안보리 결의 1441호를 채택함으로써 이라크에 무력을 사용하려는 미국의 결정을 무산시켰다"고 말했다. 사브리 장관은 아흐메드 마헤르 이집트 외무장관과 회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또 "현재 바그다드에서 결의 내용에 대한 검토작업이 진행중이며 추후 이라크의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전쟁이 발발할 경우 이라크는 "영토와 존엄성 및 자유"를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브리 장관은 특히 이라크가 모든 대량 살상무기를 제거하지 않으면 `심각한결과'에 직면할 것이라는 유엔안보리 결의 조건들을 수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라크정부가 "결의를 검토한뒤 적절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만 대답했다. 그는 안보리 표결에도 언급, "국제사회는 미국의 악마들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있지 않으며 사악한 정권의 논리와 전쟁 야욕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사브리 장관은 이어 미국의 이라크 침공위협이 모든 아랍국가들을 무력화하려는 시온주의자들의 새로운 계획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에는 유럽국가들이 아랍국가를 식민지화했으나 지금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를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라크가 아랍연맹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미국은 이라크의 안보 뿐 아니라 전체 아랍국가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며 "우리는 아랍국가들이 각자의 안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브리 장관은 전날 카이로에 도착,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과 만나 유엔결의 내용에 관해 논의했다. 아랍권 22개국의 협의체인 아랍연맹은 유엔안보리 결의 통과 후 결의내용을 존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랍연맹은 9,10일 이틀간 유엔안보리의 이라크 결의안 승인에 따른 아랍권의 향후 대응과 평화적 위기 해소방안 등을 집중 논의한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