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아니라 기업인 입니다" .. '이달의 CEO' 5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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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하는 여자에서 여성CEO 여성경제인 여성기업가 등으로 바뀐 호칭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여성에 대한 사회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직도 '여성'이라는 꼬리가 달린 것이 서운하기도 합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가 올들어 '이달의 CEO'로 매달 1명씩 선정한 여성기업인들 가운데 김추자 대림개발 대표(42), 최춘옥 진영ENG 대표(52), 전순득 21세기정보통신 대표(47), 지경자 영광정밀 대표(61), 배희숙 이나루닷컴 대표(47) 등 5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김 대표를 비롯한 5명은 어려운 난관을 뚫고 당당히 현재의 자리에 서 있다.
작업복을 입고 현장에서 근로자와 함께 제품을 생산하기도 하고 영업을 위해 밤낮없이 뛰어다니는 CEO다.
대림개발의 김 대표는 끊임없이 도전하는 기업인이다.
전북특수학교 수학교사였던 김 대표는 지난 92년 일회용 포장용기 사업에 뛰어들었다.
15%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며 승승장구하다가 정부의 포장용품 규제로 사업이 난항에 부딪혔다.
그러자 그는 건축자재인 '문양거푸집'에 도전했다.
압축 코팅된 특수문양의 거푸집이 큰 호응을 얻어 현재 1천여개의 건설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올해 또 다시 기존 폴리에틸렌관보다 강도가 2.5배 높은 3중벽관을 개발, 전국 하수관 공사장에 공급하고 있다.
그는 작업복을 입고 현장에서 직접 일을 한다.
김 대표는 "비즈니스를 할 때는 거기에 맞는 옷을 입는다"며 프로정신을 강조했다.
87년 경마정보 제공 사업을 시작한 전 대표는 현재 21세기정보통신, 21세기문화사 등 5개 회사를 경영중이다.
21세기정보통신은 경마 경륜 경정 등 각종 경주 정보를 한 곳에 모은 유료 포털사이트(www.OKrace.com)를 운영하고 있다.
경마 경정 경륜의 인터넷 방송서비스를 계획중이며 사이버 경마를 네크워크상에서 제공하는 3D네트워크 게임도 개발 중이다.
경마 전문잡지 '마사춘추'와 경마예상지 '명승부'를 출간하고 있다.
작은 체구에서 발산되는 강렬함과 자신감이 그의 재산이다.
그는 "리더십을 갖춘 CEO는 시대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스턴대와 예일대 대학원에서 사회윤리와 여성학을 전공했다.
지 대표는 전국 최초로 인천 남동공단에 여성CEO의 공장만 입주하는 여성기업 전용단지를 만들어 유명해졌다.
현재 6천평에 영광정밀 예진금속 등 11개 기업이 들어서 있다.
지 대표의 영광정밀은 화학섬유 제조용 필터 개발회사다.
국내 화학섬유회사들이 값비싼 수입필터를 사용해 가격경쟁력과 사후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국산화에 나서 10년만에 필터 제조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회사 때문에 자녀교육에 소홀했던 점이 항상 마음에 걸렸던 그는 "이제 다 자라난 자녀들이 '활동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자랑스럽다고 말할 때'가 가장 기쁘다"고 말했다.
배 대표의 이나루닷컴은 웹메일, 원격강의, 영상회의, 저작도구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원격교육통합 솔루션을 보급하는 벤처기업이다.
그는 계명대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한국여성벤처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회사는 99년 10월에 설립했다.
4년차 CEO인 그는 '10년 이상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여성CEO를 보면 존경스러운 마음이 저절로 나온다"고 말했다.
여성이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10년이상 기업을 이끌어 왔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최 대표는 7년간의 교사 생활을 마치고 평범한 주부에서 CEO로 변신한 케이스다.
남편이 95년 창업한 뒤 사망하자 96년 회사를 맡았다.
진영ENG는 중장비인 굴삭기 안에 들어가는 컨트롤박스를 제조하는 업체다.
그는 이공학적 지식기반이 없어 철판의 종류, 각 기계의 특성 등을 파악하는데 애로를 겪었다.
그러나 뼈를 깎는 노력으로 이제는 전문가로 대접받는다.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조명분야에도 진출했다.
그는 "초.중등학교의 교실 조도개선사업에 적극 참여중"이라고 밝혔다.
이영남 여성벤처협회장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높은 사회일수록 그 사회는 발전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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