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체첸 주둔군 감축계획을 보류하는 동시에 체첸 전역에 걸친 대규모 군사작전에 착수했다고 영국의 BBC 인터넷판이 3일 보도했다. 러시아의 강경책에 맞서 체첸반군도 결사항전을 결의하는 등 지난달 모스크바인질극 사태 이후 체첸내 대치양상이 더욱 첨예화되고 있다.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체첸 전역을 통해 체첸 반군에 대한대규모 작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체첸 영토 안팎에서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자살 테러가 계획되고 있다는증거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체첸 주둔군 수를 줄이려 했던 당초 계획을 유보한다고 강조했다. 이타르 타스 통신은 이날 이바노프 장관의 말을 인용, 이번 군사작전이 지난 2일 시작됐으며 군사작전의 목표는 "초기에 싹을 자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바노프 장관은 그러면서 "최근 며칠간 체첸에 기반을 둔 반군들이 체첸 등지에서 새로운 테러 행동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가 점점 많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은 체첸 전역에서 광범위하고 강력한 특수 군사 작전을 개시할 것"이라고말했다. 그는 지난 1일 모스크바 인질사건에도 불구하고 8만명으로 추산되는 현 체첸 주둔군 병력을 감축하겠다고 밝혔었다. 러시아 당국은 또 체첸내 언론보도 통제는 물론 러시아및 외국 언론의 현지 접근도 통제하고 있다. 이바노프 장관의 발표는 체첸 반군 지도자인 샤밀 바사예프(37)가 러시아로 "투쟁을 되돌리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경고 성명을 낸 직후 나왔다. 최근 체첸 반군은 체첸 경찰 등 러시아측에 협력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세력에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측은 체첸내의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있으나 반군의 치고 빠지기 공격으로 거의 매일 희생자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리스 포도프리고라 러시아 체첸 주둔군 부사령관은 "MI-8 헬기 1대가 그로즈니 교외에 위치한 5층 짜리 폐건물에서 발사한 미사일에 맞아 격추됐다"며 "반군이 이동식 로켓 발사기로 공격한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포드프리고라 부사령관은 현재 연방군이 헬기 격추 현장 인근의 반군들을 수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헬기가 체첸 주둔군 사령부가 있는 칸칼라 기지에서 이륙한직후 격추됐으며 헬기에 타고 있던 승무원 3명을 포함해 탑승자 9명 전원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체첸 반군은 인질극이 진압된 지 사흘만인 지난달 29일에도 그로즈니 인근에서러시아 군 소속 MI-8 헬기 1대를 격추시켜 탑승자 4명이 사망했으며, 지난 8월에는많은 러시아 군인들이 탑승한 대형 헬기를 공격해 11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lw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