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체첸 반군에 의한인질극사건을 강경 진압한 것을 계기로 앞으로 체첸지역에 대한 강경정책을 한층 강화하고 자신의 권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강력 대두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특수부대를 투입한 진압작전을 통해 인질사태를 종식시킨 26일오후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우리는 러시아가 무릎을 꿇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강조하면서 수백명의 인질들의 목숨을 구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이를 완수했다고 자평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러시아는 테러리스트들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진압작전중 인질과 인질범 등 14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과관련, 인질 전원을 구출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망한 인질 유족과 친지 및 국민에게이해를 구했다. 구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에 종사했던 경력을 가진 푸틴 대통령의 국민적 지지는 현재 70%대로 푸틴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강경진압한데 대해 각국 정상들도 인질극 해결을 위한 무력사용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대 체첸 정책을 비롯해 정책 전반에서강경정책을 펼치고 크렘린내 권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전러시아여론조사센터(VTsiom)의 사회학자 알렉세이 레빈슨은 "진압작전이 당초 발표된 것보다 많은 인명피해를 냈지만 푸틴 대통령이 이를 계기로 "나사를 더욱 죄일 수 있는 백지위임장을 국민으로부터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러시아 전략문제연구소의 안드레이 피온트코프스키도 푸틴이 총리시절이던 1997년 10월 모스크바에서 체첸반군에 의한 아파트 폭발사건이 잇따르자 병력을 체첸에파견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대 체첸 강경 정책을 한층 강화하는 명분으로 삼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틴 대통령은 체첸 반군이 러시아 극장에서 700여명을 인질로 잡고 러시아군의체첸철수를 인질석방 조건으로 제시하자 즉각 인질범들에게 굴복하지 않겠다며 강경한 사태해결 방침을 밝혔었다. 푸틴 대통령의 이같은 방침 표명에 이어 러시아 당국도 진압작전후 모스크바 일원의 치안대책을 강화하는 한편 광범위한 체첸반군 테러조직 소탕작전에 나선 것도이를 예고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진압작전 개시 전날 테러리스트들이 발표한 성명을 보도하거나테러범과 접촉하는 언론사를 제제할 수 있는 대 테러법을 적용해 모스크바의 한 텔레비전 방송국과 모스크바 메아리 라디오 방송의 인터넷웹사이트를 수시간동안 폐쇄했다. 푸틴 대통령이 앞으로 체첸문제를 비롯한 정책전반을 강경조치로 일관하더라도미국과 유럽 등 서방세계가 대테러전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별로 직면하지 않을 것 같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프랑스의 장-피에르 라파랭 총리만이 이번 인질극 사건이 체첸사태의 평화적 타결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언급한 것을 제외하곤 강경 진압작전으로 많은 인명피해가 났지만 각국 정상들이 무력사용선택 결정을 이해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온 것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모스크바 AFP=연합뉴스) yc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