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弗=1원' 디노미네이션 추진..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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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검토중인 원화 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절하) 비율은 '1달러=1원'에 가까운 '1천 대 1'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25일 "1달러가 1원 정도인,즉 원화 가치가 적어도 달러화만큼 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연말께 1차시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환율이 달러당 1천2백원대인 점을 감안할 때 한은이 1천원을 1원으로 만드는 디노미네이션을 유력하게 검토중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한은이 화폐단위 절하비율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디노미네이션이란 국내에서 통용되는 모든 지폐와 주화의 액면가를 동일한 비율로 낮추거나 새 통화단위로 바꾸는 조치를 말한다.
국내에선 지난 53년과 62년 두차례 디노미네이션을 단행했다.
절하비율은 각각 1백 대 1과 10 대 1이었으며 국민들의 혼동을 막기 위해 화폐단위 명칭도 각각 '원→환'과 '환→원'으로 변경했었다.
박 총재는 "백만장자라면 부자를 의미하는데 지금 국내에선 웬만하면 월급이 1백만원 이상"이라며 "디노미네이션이 되면 봉급 1백만원이 1천원이 되고 5천5백원짜리 백반 한끼값은 5원50전으로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박 총재는 또 "디노미네이션을 하더라도 3년 정도는 신·구 화폐를 함께 사용하고 3년이 지나서도 구화폐를 신화폐로 바꾸는 데 제약을 두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과거 두 차례 디노미네이션 때 취해졌던 예금인출 제한이나 과세 등의 규제는 없을 것이란 의미다.
박 총재는 그러나 "시행 시기는 알 수 없으며 멀지 않은 때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디노미네이션에 대해 부정적이고 정치권도 고액권 발행이 우선돼야 한다는 시각이어서 조기 시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