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미국이 상호 합의를 반복적으로 파기하고 북한을 공격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관계개선을 간곡히 바라는 정부와의 대화조차도 거부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 인터넷 판이 21일 서울발 분석기사를 통해 보도했다. 포스트는 이런 태도는 미국에서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현재 북한이 보이고 있는 당혹스럽고 불합리해보이는 태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것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미국은 지난 주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으며 이 소식은 1994년과 같은 외교적 파문을 일으키고 있으며 대외 관계를 개선하려는 북한의 움직임을 일거에 무산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에 따르면 북한은 북한이 1994년 합의를 위반했다는 켈리 차관보의 지적에 대해 처음부터 분노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미국이 제네바 합의를 위반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입장에서 제네바합의의 핵심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적 관계를 끝내고 외교 및 경제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인데 미국이 지난 수년 간 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바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찰스 카트먼 사무총장은 올해 초 인터뷰에서 "제네바합의의 내면 논리는 관계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지만 특히 지난 2년 간관계는 오히려 악화됐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 계획 재개에는 북한이 미국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어느 누구도 자신들을 보호해줄 수 없다는 북한측의 믿음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한을 동북아시아 안정에 큰 위협으로 보고 있지만 북한은 미국을 북한의 존재 자체를 없앨 기회를 노리는 적대적 강대국으로 보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북한문제를 담당했던 카트먼 사무총장은 "북한은 자국 시스템과 주권이 미국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믿고 있다"며 "북한과 협상에서 미국이 북한을 경제적, 정치적으로 고사시키려 한다는 주장이 거듭 제기됐다"고 말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관리들이 미국이 북한에 대해 군사적 행동을 취할 것으로 강하게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부시 대통령과 보좌관들이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으로 규정한 것은 이런 생각을 더욱 굳게 만들었고 이는 아프가니스탄 파병 등과 맞물려 북한이 다음 공격목표일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일본 타쿠쇼쿠대학 시게무라 토시미쓰 교수는 "북한은 미국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고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핵개발 프로그램을 인정했지만 부시 대통령은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은 오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