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이 직접 화장실 청소를 한다고 하면 이상하게들 생각하더군요. 하지만 당연한 일 아니에요? 저는 점포를 청결하게 유지하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직접 청소를 하죠."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 있는 맥주점 '비어캐빈'을 운영하는 유영생 사장(46)은 원래 중앙부처에서 잘 나가는 공무원(4급)이었다. 그런 유씨에게 안정적인 공무원 생활을 청산하고 창업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재작년 8월 공무원을 그만두고 창업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아내가 이해해줄까 고민이 많았는데 오히려 마음놓고 한번 해보라고 격려해 주더군요." 창업을 하기 위해 사업 아이템을 찾던 유씨는 때마침 주류회사에 다니던 친척이 좋은 아이템이 있다며 한번 방문해 보라고 권했고 본사 방문 결과 사업성이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대접을 받기만 했지 해본 적이 있어야지요. 25년 공무원 생활의 때를 벗는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더군요." 유씨는 자신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 3개월간 피나는 연습을 강행했다. 거울을 바라보며 인사하는 방법, 태도, 웃는 모습 등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틈나는대로 표정풀기 연습에 매진했다. 지금도 가게에 나오기 전에 20번 정도 인사연습을 한다는 유 사장의 표정은 지금은 누가 뭐라 해도 인정 많은 주인아저씨다. 비어캐빈 구의역점이 유명해진 것은 사장이 직접 매장 뿐 아니라 화장실까지 청소하고 점검한 결과 서울시에서 선정한 '아름다운 화장실'에 뽑혀 관내 업소들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소개됐기 때문이다. "시간만 나면 화장실을 점검합니다. 호프집 특성상 고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이 화장실이기 때문이죠. 지저분하면 고객들이 싫어하지 않겠어요." 유 사장이 청결마케팅을 하게 된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점포가 위치한 지역은 구의역 뒷골목 주점 및 호프집 1백여개가 난립한 곳이다. 3층 건물의 1층에 자리잡고 있다. 같은 업종이 한곳에 몰려 있다 보니 경쟁력을 쌓기 위해 색다른 마케팅을 하게 된 것. 점포를 여는데 든 비용은 총 2억8천만원. 60평 규모의 점포보증금이 1억원이고 인테리어, 시설집기 및 초도물품비를 합쳐서 2억원 가까이 들었다. 고객층은 2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하다. 객단가는 7천원선. 하루 평균 1백60만~2백만원, 월평균 5천만~6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마진율은 30% 안팎이다. 월세 인건비 재료비와 기타 비용을 뺀 순수익은 2천만~2천5백만원선. 비어캐빈 구의역점의 성공비결을 짚어보면 첫째, 고객우선주의다. 고객의 눈으로 바라보고 손님의 특이사항을 기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단골고객이 전체고객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고객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둘째, 우수한 조직관리다. 정규직원 4명과 아르바이트 3명을 두고 운영하는 유 사장은 직원들 스스로 일을 찾아 하도록 분위기를 만든다. 월급봉투에 직원의 장점을 적어 줄 정도로 자상하다. 본사 (02)529-4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