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공모주 청약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미달사태가 빚어진 것은 코스닥시장의 침체와 유가증권 인수업무 관련 제도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코스닥지수가 사상최저가 수준에서 맴돌고 있는데다 공모가가 시장가격 수준에 근접해 일반투자자들이 공모주 청약시장을 떠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약 미달사태가 이어진다면 주식분산 요건을 맞추는 것이 불가능해져 비상장기업의 기업공개(상장 또는 등록)가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모닷텔 공모 실패=지난 14∼15일 이틀동안 현투증권을 창구로 진행된 모닷텔의 공모주 청약에서 일반투자자 최종 경쟁률은 1.03대1로 집계됐다. 하지만 17억1천만원을 모집하는데 실제 들어온 청약대금은 9억1천여만원에 불과했다. 청약증거금률이 50%이기 때문에 형식상 경쟁률은 1.03대1로 잡혔지만 실제 경쟁률은 0.5대1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주식수로 봤을 땐 모닷텔이 일반투자자들에게 배정한 43만3천여주중 26만6천여주만 소화된 것이다. 청약에 참가한 일반투자자수도 1백83명에 그쳤다. 만약 청약에 참가한 일반투자자들이 추가납입을 하지 않는다면 26만6천여주의 실권주가 발생한다. 또 청약 참가자들이 돈을 더 내고 공모주를 추가배정받겠다고 하더라도 '5백명 이상의 소액주주들에게 주식을 나눠줘야 한다'는 지분분산 요건을 맞추지 못하게 된다. ◆제도 변경이 청약미달 불러=금융감독원과 증권업협회는 지난 8월부터 유가증권 인수업무 관련 규정을 바꾸었다. 우선 공모가를 시장가격 수준에 근접토록 했으며 청약창구를 자율화했다. 또 일반투자자 배정비율을 낮추고 하이일드펀드 및 CBO펀드에 대한 배정주식을 늘렸다. 증권사 기업금융팀장들은 이런 제도변경이 화를 불렀다고 지적한다. 모닷텔의 경우 청약창구가 최근에 투신업무가 주력인 현투증권 한군데에 불과해 투자자들을 모집하는데 실패했다. 또 일반투자자들이 모닷텔의 공모가 4천1백원을 사실상 시장가격으로 받아들여 청약을 회피했다. 제도 변경으로 공모주의 55%를 가져가는 하이일드펀드 및 CBO펀드가 단기차익을 위해 공모주를 첫날부터 팔아치우자 공모가가 즉시 붕괴되고 있다는 점도 일반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리도록 만들었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팀장은 "주간사회사에 대한 시장조성 부담을 높였지만 이는 사실상 하이일드펀드 및 CBO펀드를 보호해 주는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박준동·양준영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