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 방송의 중동전 취재기자로 유명한 크리스티안 아만포 기자가 이란에 이어 이라크 입국도 거부당했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9일 보도했다. CNN 방송은 아만포 기자 외에도 자사의 울프 블리처, 리처드 로스 기자도 현재 이라크 입국이 거부당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날 앞서 이란 정부는 아만포 기자가 중동지역을 순방 중인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과 함께 이란으로 입국하는 것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스트로 장관을 수행해 암만을 거쳐 쿠웨이트에 도착한 아만포 기자는 더 이상의 여행을 중단한 상태다. 카말 하라지 이란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아만포 기자의 입국을 거부한 이유는 미국 방문을 희망하는 이란인들에 대한 미국측의 처리 행태에 보복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하라지 장관은 "영화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를 비롯해 일부 이란 언론인들과 예술인들이 미국 비자를 거부당하거나 비자 발급 결정을 받기 위해 수개월간 기다리곤 한다"면서 "우리는 물론, 이런 일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오래전부터 미국을 방문하는 이란인에 대해 도착 즉시 지문날인을 하도록 의무화해 왔다. 지난해 9.11 테러 이후에는 보안조치 강화의 일환으로 미국 비자를 신청하는 이란인들에 대해 입국 서류 검토 작업을 더욱 엄격하게 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슨 조단 CNN 뉴스 사장은 "많은 사람들이 아만포 기자를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뭔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지표로서 장난 삼아 그녀의 행동을 추적하고 있는 국방부에서조차"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조단 사장은 한국 등 미국에 우호적인 일부 국가들도 아만포 기자의 보도내용을 두려워 한 나머지 그녀의 입국을 거부한 적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영섭 기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