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재테크 포인트 한국은행의 총액대출한도 축소조치가 금융 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24일 이후 거의 모든 금융상품에서 자금이 이탈됐다.


특히 시중은행의 예금은 9월24일 이후 나흘만에 요구불예금에서 1조6천억원,저축성예금에서 3조5천억원 등 총 5조1천억원의 자금이 빠져 나갔다.


한은의 총액대출한도 축소조치에 따라 시중 유동성이 흡수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눈에 띠는 점은 모든 금융상품중에서 단기채권형 상품으론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현상이다.


지난달24일 이후 4일동안 5천억원 이상의 자금이 늘어났다.


대내외 금융시장이 불안함에 따라 투자자들의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을 선호(flight to quality)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0일 금융통화운영위원회에서 금리인상 여부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이나 현재 분위기로 볼 때 금리는 현 수준에서 동결하되 총액대출한도 축소조치와 같은 정책수단으로 시중유동성을 조절하는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도 안정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달 중순 이후 11월까지 학군배정에 따른 주택수요가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이 되고 있으나 그 이후에도 지금처럼 진정기미가 지속될 경우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이 효과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섰던 기업의 움직임은 최근들어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회사채 발행규모는 3천7백억원으로 주춤해진데 반해 회사채 상환액은 4천억원에 달했다.


3백억원 정도 순상환된 셈이다.


한은의 총액대출한도 축소조치에 따라 상대적으로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진 점을 감안한 기업들의 대응행동으로 이해된다.


투자자의 채권선호 경향이 높아지면서 회사채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도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지난9월 기업 공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사례가 한 건도 없었다.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도 1조5백억원에 그쳤다.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올들어 최악의 상황을 보인데 따른 당연한 결과다.


이달들어서도 이같은 추세는 쉽게 바뀌기가 힘들 것 같다.


한.미 증시의 동조화 추세가 심해진 상황에서 미국 월가를 짓누르고 있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부진,미국경기 회복의 불투명,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가능성 등의 악재가 쉽게 사라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달 23일 이후 달러당 1천2백20원 이상의 고공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은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닛케이 지수가 9000선이 붕괴됨에 따라 일본 금융시장이 난기류를 보이는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당면한 디플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엔저(低)정책을 추진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외화수급면에서도 외국인들의 이탈세가 눈에 띠기 시작했으며 월초 수입결제에 따라 달러화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미국의 서부항만 폐쇄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대미 수출에 적지않은 차질이 예상된다.


이 또한 원화 환율을 상승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이같은 사태의 영향을 받아 역외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천20백40원선에 바짝 다가가는 모습을 보인 점은 앞으로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과 관련해 예의 주시해야할 대목이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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