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개발에 많은 돈을 쓰고도 별 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는 기업들이 있다. 연구개발(R&D)을 통해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떤 경영원칙을 적용해야 할까. LG경제연구원은 26일 주간경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거 R&D에 실패한 기업들의 공통된 경향을 되짚어 보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며 실패한 R&D 경영의 특징을 7가지로 제시했다. 연구원은 우선 '기술 제일주의'에 매몰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R&D에 성공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시장이나 고객보다는 내부 연구인력의 눈높이에 맞춘 기술을 개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매우 높은 수준의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정작 시장에서는 외면받게 된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개발자의 수준과 여건을 제때 반영하지 못하는 '폐쇄적인 연구개발과정'과 연구개발성과가 조직 전체로 확산되지 못하고 개인수준에 머물고 마는 '나홀로식 관리시스템'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연구원은 또 조직에 적합한 인재를 발굴·육성하는 것보다 전략이나 조직체계,개발과정 등을 더 중시하는 기업은 경쟁에 뒤처지게 된다고 꼬집었다. 보상이 성과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고 조직전체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나눠먹기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언급했다. 이밖에 △일단 개발부터 하고 문제가 생기면 그때 가서 해결점을 찾는 '사후대응식 제품개발' △사내 연구파트간의 불분명한 역할체계 △R&D를 이끄는 리더간의 애매한 역할 분담 등도 R&D에 실패하는 기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