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시장은 불확실성이 지배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안개만 잔뜩 끼어 길을 찾을 수 없다는 얘기다. 해외변수만해도 그렇다. 이라크전쟁 가능성에 따른 유가 급등, 미국기업의 실적악화, 일본의 금융시장 불안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금리인상 논쟁, 환율 급등락 등 투자심리를 옥죄는 변수가 널려 있다. 이에따라 추석연휴이전만 해도 힘을 받던 낙관론은 한순간에 수그러들었다. LG투자증권 박윤수 상무는 "급락세가 멈춘다고 하더라도 반등다운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주가급락 원인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줄 세력이 없다는게 직접적인 이유다. 외국인은 올들어 9월 현재까지 8개월 연속 순매도 행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한달동안 1조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9월들어 순매수로 전환하는 듯 하다가 최근 다시 매도 강도를 높이고 있다. 국내기관은 손실폭을 줄이기 위한 로스컷(loss cut:손절매)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전쟁위험 이상의 악재가 발생했다. 미국경제의 펀더멘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미국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게 주 원인이다.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 surprise)가 아니라 어닝 쇼크(earning shock)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이종우 미래에셋 전략운용실장)는 것. 미국시장의 침체가 펀더멘털 문제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뜻이다. ◆ 어디까지 떨어질까 단정적으로 말하기엔 악재가 너무 많다. 해외변수도 그렇지만 국내상황도 낙관적이지 못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선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이 가능성만 열어 놓은채 시간을 끌고 있는게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일반 예상처럼 내년 1,2월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그때까지 고유가 현상이 지속되고 이는 기업의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칠 것"(미래에셋 이 실장)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LG증권 박 상무는 "일본 엔화가치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원.엔 환율의 10 대 1 구도가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일본제품에 대해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게 돼 국내수출기업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시장에서는 바닥논쟁조차 일어나지 않고 있다. 동원증권 강성모 투자전략팀장은 "3일간 50포인트가량 하락해 추석연휴동안 미국시장이 떨어진 부분만큼 내려왔다"며 "상승기조로 전환되기는 어렵겠지만 앞으로 낙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LG증권 박 상무는 "미국시장이 안정되지 못하고 있어 580선까지 밀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추석전까지 강력한 지지선이었던 700이 이젠 저항선으로 바뀌었다"며 "대형주 중심으로 주식을 사서 기술적 반등을 이용한 매매를 할 수는 있겠지만 시장이 안정될 때 까지 관망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