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올해만 같아라. 1952년생으로 50세인 김승연 한화 회장이 그룹 창립 50주년을 맞는 올해 겹경사를 맞고 있다. 무엇보다 김 회장은 지난 23일 3년여 공들인 대한생명을 인수함으로써 종합금융그룹으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총자산을 기준으로 당당히 '재계 5위권'에 올라섰다. IMF사태 직후 한화에너지 한화베어링 등의 알짜회사를 매각하면서 고통스런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던 김 회장으로서는 '제2의 창업'을 위한 터전을 마련한 셈이다. 정부는 지난달 김 회장을 경제홍보대사로 위촉,대외활동을 위한 날개마저 달아 줬다. 경제홍보대사는 세계박람회 유치와 한국경제의 역동성을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되지만 각국에 한화의 기업이미지를 알릴 수 있는 부수 효과도 기대하게 됐다. 올들어 한미교류협회 회장으로 활발한 민간외교활동을 펼쳤던 김 회장은 지난 5월 미국 상원의 '월드컵 성공개최 기원 결의안'을 이끌어내는 등 적잖은 성과도 거뒀다. 김 회장은 또한 장남인 동관씨(19)가 9월초 미국 하버드대에 입학해 개인적으로도 큰 기쁨을 갖게 됐다. 동관씨는 어려서부터 남다른 재능을 보여 회사 관계자들로부터 '그룹의 미래가 밝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화그룹 장교동 사옥 앞에는 '약룡비붕(躍龍飛鵬·솟구치는 용 멀리 나는 큰새)'이라는 비문이 새겨져 있다.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들어선 김 회장에게 올해는 그 문구가 딱 들어맞는 한해가 되고 있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