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집권에 성공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앞에는 이라크 공격 문제와 부시-히틀러 비유 등으로 악화된 대미(對美) 관계 회복이라는 어려운 과제가 놓여 있다고 dpa통신이 23일 보도했다. 미국은 아직 독일 총선 결과에 대해 공식 논평을 내 놓지는 않았지만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슈뢰더 총리가 미국과 독일 관계에 해를 끼쳤다며 그의 선거운동 방식을 비난했다 독일과 미국 관계는 슈뢰더 총리가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공공연히 반대의사를표하고 헤르타 도이블러-그멜린 법무장관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히틀러에비유하면서 사상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dpa통신은 거의 10%에 달하는 실업률 문제 외에 슈뢰더 총리가 직면한 시급하고어려운 과제는 바로 독일과 미국 관계를 복원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 슈뢰더 총리는 독일을 강타한 홍수처리에서 점수를 얻은 뒤 초점을 이라크 공격문제로 돌려 이라크 공격 반대를 천명, 양국 관계 악화의 시발점이 됐다. 독일 주재 미국 대사는 이에 대해 "슈뢰더 총리는 양국 유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특히 도이블러-그멜린 장관이 부시 대통령을 히틀러와 비유하고 1980년대 미국에 현재와 같은 내부자거래법이 있었다면 부시 대통령은 감옥에 갔을 것이라는 독설을 퍼붓으면서 양국 관계는 더욱 긴장됐다. 이에 대해 미국 관리들은 "미국과 독일 관계를 망쳤다"며 분노에 찬 반응을 보였으며 일부 관측통들은 미국이 이라크 뿐 아니라 독일의 정권교체를 원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슈뢰더 총리는 총선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인 언급없이 "우리 앞에는 어려운 시간이 놓여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연합(EU) 정상들과 중국은 이날 슈뢰더 총리의 재선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은 "슈뢰더 총리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고요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는 "유럽에서 사회민주당이 또다시 승리를 거둬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중국도 "독일 사민당과 녹생당이 선거에서 승리한 것을 축하한다"며 "중국 정부는 수교 30년을 맞은 양국의 우호관계 증진을 위해 슈뢰더 총리 정부와 협력해 적극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를린.코펜하겐.베이징 dpa.AFP=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