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시기를 늦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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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짧은 추석 연휴를 마친 증시는 방향성을 드러내기보다는 해외증시 흐름과 프로그램 매매에 따른 등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휴 기간 증시에 영향을 미칠만한 별다른 ‘이벤트’가 준비돼 있지 않는 데다 자금유입 가능성도 높지 않다. 미국 다우지수가 8,000선 밑으로 내려간 충격이 전해질 것으로 예상돼 700선 지지 여부가 관심의 초점이다.
증시는 저평가 논리와 모멘텀부재가 맞서는 가운데 변동성 확대가 점쳐진다. 미국기업들의 실적사전공시와 경제지표에 따라 일희일비를 거듭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기술적으로 대응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 프로그램 장세 = 프로그램 매매가 증시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꼬리가 머리를 뒤흔드는’ 격인 프로그램 장세는 국내외 수급 여건이 제한된 가운데 거래마저 급감하면서 갈수록 영향력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해외요인이 여전히 불안하고 매수주체가 부재한 상황에서 이 같은 프로그램 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추석 연휴 이후 시중자금이 증시로 다시 들어오면서 수급여건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큰 기대를 걸긴 어렵다.
증시 수급악화의 원인은 유동자금이 없어서가 아니라 자금을 증시로 이끌어낼 유인이 부족한 데 있기 때문이다. 금리인상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시중에 떠도는 유동자금은 300조원 이상 넘쳐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프로그램 매매의 방향을 가늠하긴 쉽지 않다. 시장베이시스는 마이너스 1.06으로 백워데이션 상태가 심화돼 매물 출회 가능성을 높게 만들었다. 반면 매수차익잔고는 2,300억원으로 여전히 바닥권 수준이어서 매수세 유입의 공간을 열어두고 있다.
주체별로는 외국인이 800계약 가량의 누적순매수 포지션을 쥐고 있고 개인은 1만계약 정도 순매도 포지션을 갖고 있으나 일관성이 없다. 결국 해외증시 동향과 투기적인 외국인 매매패턴에 따라 프로그램 매매의 무게중심이 가볍게 움직일 것이라는 얘기다.
◆ 방향설정 미룰 듯 = 시장 관심은 추석 이후 새로운 분위기가 열릴 것이냐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 90년 이후 추석 이전에 종합지수가 약세를 보이다 연휴가 끝난 뒤 반등하는 패턴이 반복됐다며 조심스럽게 반등세 연장을 점치기도 한다.
시장은 그러나 박스권에서 등락하며 방향설정을 다소 연장할 공산이 크다. 짧은 연휴와 뉴욕증시에서 특별한 경제지표가 준비돼 있지 않는 등 연휴 기간 특별한 재료가 없는 터여서 연휴 직후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런 가운데 다시 저점 테스트에 들어간 뉴욕증시가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기업들이 잇따라 3/4분기 실적사전전망을 공시하고 있고 굵직굵직한 경제지표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어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는 것.
최근 뉴욕증시는 테러 1주년을 무사히 보낸 데다 이라크와 미국의 전쟁이 미뤄지면서 펀더멘털에 따라 등락하고 있다. 엇갈린 경제지표를 따라 오르내리기도 하고 또 오라클, JP모건, 루슨트테크놀로지 등의 실적악화를 받아 하락하기도 했다.
이번주 미국에서는 8월 경기선행지수를 시작으로 8월 주택판매, 8월 내구재 주문, 9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 2/4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 등이 발표된다. 또 화요일에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눈길을 떼지 말아야겠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