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주요 정당들은 총선을 이틀 앞둔 20일밤 늦게까지 마지막 공식 선거전을 펼치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이날 도르트문트에서 1만6천여 명의 당원과 지지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4년간의 적.녹연정은 이 나라를 발전시켰으나 우리는 아직목표에 이르지 못했다"면서 녹색당과 계속 연대할 것임을 밝혔다. 슈뢰더 총리는 야당인 기독연합은 "집권을 원하지만 나라를 운영할 능력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적.녹연합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사민당 집회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귄터 그라스가 연사로 나와 적.녹연정의 "개혁 정치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라스는 기독연합 총리 후보와 선거 총책인 에드문트 슈토이버 바이에른 주총리 및 내무장관이 "이 나라를 범하지 못할 것임을 여러분에게 보증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맞서 슈토이버 후보는 베를린 집회에서 "적녹연정은 실업자와 범죄, 이민자를 너무 많이 늘린 반면 교육과 중소기업을 위해서는 한 일이 없다"고 비판하면서"오는 일요일 나는 이 나라에 대한 책임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헤르타 도이블러-그멜린 법무장관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히틀러에 비교해 물의를빚은 일과 관련, "이 용인될 수 없는 여성이 매일, 매시간 공직에 앉아 독일을 대표하는 것은 이 나라에 매우 해로운 일"이라고 공격했다. 이밖에 녹색당과 자민당, 민사당 등도 이날 각각 별도의 집회를 갖고 유세를 펼쳤다. 각 당 총리 후보나 주요 간부들은 집회가 끝난 뒤 각 방송사들이 주최하는 토론회에 21일 새벽까지 출연, 자신의 주장을 되풀이하며 한 표를 호소했다. 한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과 민영 RTL TV방송은 총선 전에 마지막으로 각각 실시한 유권자 여론 조사 결과, 사민당이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특히 FAZ의 의뢰로 조사한 알렌스바흐는 그동안 다른 여론 조사기관들과는 달리기독연합이 선두라고 발표해왔으나 이날은 사민당이 37.5%로 기독연합(37%)에 처음으로 앞서고 있다고 밝혔다. 자민당은 9.5%, 녹색당은 7.5%의 지지를 얻었다. RTL이 포르자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 결과는 사민당이 38.5-39.5%, 기독연합은 37-38%, 녹색당은 6.5%-7.5%, 자민당은 7-8%를 얻었다. 또 24시간 뉴스전문 채널 n-tv는 유권자 47%가 사민당이 승리할 것으로 예상한반면, 기민당 승리를 전망한 경우는 25%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그러나 사민당의 우세가 오차 범위 내인데다, 실제 선거에서 이같은 득표율로승리를 할 경우에도 녹색당과의 연합 만으로는 과반수에 미달돼 선거가 끝난 뒤 다양한 합종연횡이 모색될 것으로 전망된다. 옛 동독 공산당 후신인 민사당의 경우 두 언론사의 마지막 여론 조사에서도 4-4.5%의 지지율을 얻는데 그쳐 지역구 의원 당선자 3명을 내지 못할 경우 동서독 통일이후 처음으로 원내에 진출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