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이 호황을 누렸음에도 불구,법인세 납부액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외자유치라는 명분 아래 외국 기업에 대한 국세청의 세원 관리가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세청이 19일 한나라당 이재창 의원에게 제출한 외국계 기업의 법인세 납부현황 자료에 따르면 외국 기업들의 지난해 법인세 납부실적은 3천3백4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 4천6백억원에 비해 27%나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중 국내 법인을 포함한 전체 법인세 납부실적이 0.5%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국세청은 이에 대해 "외국계 은행 및 증권사의 2000년 영업실적이 좋지 않아 외국 기업들의 전체 법인세 납부액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세청의 설명과 달리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계 은행들은 2000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79%나 급증했고 외국계 증권사들도 2천2백79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산업자원부 조사에서도 외국계 제조업체들은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이 1.9%를 기록,순손실을 기록한 국내 제조업체들보다 경영 실적이 나았다. 국세청은 이와 관련,과거 외자유치를 위해 외국계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를 신중하게 진행해왔다는 점을 시인하고 향후 국내 기업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