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21:06
수정2006.04.02 21:07
후순위채는 은행에 가면 언제나 매입할 수 있는 상시상품이 아니다.
은행들이 필요할 때만 선착순으로 한정 판매한다.
우리은행이 지난 7월18일부터 26일까지 판매에 나섰던 2천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는 발매시작과 동시에 매진되기도 했다.
따라서 경제신문 기사를 통해 정보를 얻거나 거래은행에 전화를 해 발행계획을 미리 확인해 두는 등 안테나를 세우고 있어야 한다.
자, 이제 실제 은행에 가서 후순위채를 사보자.
후순위채를 사려면 판매기간중 돈과 함께 실명을 확인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을 들고 발행은행 창구로 가면 된다.
1인당 판매금액은 보통 최저 1천만원이며 1백만원 단위로 추가할 수 있다.
가입자는 실제 채권 대신 '후순위채 1천만원, 금리 6.5%' 식으로 표시된 통장을 받게 된다.
후순위채는 중도해지가 불가능한 상품이지만 만기 이전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팔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
은행이 각 지점들에 접수된 후순위채 매도 희망자와 매수 희망자 정보를 행내 게시판을 통해 공유, 개인간 거래를 중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순위채를 팔려면 우선 은행 직원에게 매도 의사를 밝혀야 한다.
은행 직원은 이를 행내 게시판에 올려 매수자를 물색한다.
금액과 만기 등 조건이 맞는 매수 희망자가 나타나면 매도자와 매수자는 각각 거래하는 지점에 나가 '채권양수도 신청서'를 작성한다.
파는 사람은 원금에다 남은 금리를 더한 액수에서 이자소득세 등 원천징수액을 뺀 돈을 받는다.
사는 사람은 새 통장을 발급받는다.
매달 얼마씩 고정적으로 이자를 주는 '월이자 지급식'인 경우 이자 계산이 쉬워 거래가 있는 편이지만 만기에 한꺼번에 이자를 받는 '만기 지급식'일 경우 매매가 거의 안된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후순위채권에 투자할 때엔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해야 한다.
먼저 후순위채엔 5년정도는 묵혀둘 수 있는 돈을 투자해야 한다.
후순위채는 발행기간이 5년 이상 장기인데다 중도에 상환을 받거나 채권을 담보로 대출받는 것도 불가능해 환금성이 떨어진다.
만기 이전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는 있지만 거래가 활발하지 않기에 자칫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금액으로 팔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후순위채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을 가지고 사전계획에 따라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은행이 발행하는 채권이라고 해도 근본적인 투자위험이 해소되는 것은 아닌 만큼 채권을 고를 때에는 금리조건 뿐만 아니라 발행 은행이 얼마나 튼튼한지도 고려해야 한다.
일부 은행에선 후순위채권을 구입하기 위해 기존 다른 금융상품을 중도해지 하는 경우 중도해지이율이 아닌 당초 은행에서 약속한 약정이율을 적용하고 있으므로 이를 활용하는 것도 전략이다.
< yooby@hankyu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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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순위채권 투자 체크리스트
- 5년이상 장기투자가 가능한가 (후순위채는 중도해지 불가능)
- 저금리 추세는 지속될 것인가 (후순위채는 확정금리 상품이므로 시중금리가 급등하면 불리)
-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으로서 최고세율(36%)을 적용받나 (후순위채는 분리과세 상품)
- 발행사는 안전한가 (발생사가 망할 경우 원금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