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의 막내동생인 박종구 기획예산처 공공관리단장(2급)이 민간 영입 케이스로는 처음으로 1급으로 승진해 화제다. 박 단장은 13일 총리실 인사에서 1급인 국무조정실 수질개선기획단 부단장에 임명됐다. 1958년생인 박 부단장은 고시 출신의 다른 1급들과 비교해도 몇년은 일찍 승진했다는 게 관가의 평가다. 또 과거 1급으로 직접 영입된 인사는 많았지만 승진을 통해 1급까지 올라간 민간인 출신은 박 부단장이 처음이다.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미국 시러큐스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박 부단장은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를 거쳐 지난 98년 기획예산위원회 시절 개방직인 정부개혁실 공공관리단장으로 공직에 몸담았다. 그는 공공관리단장을 맡자마자 포스코 한국중공업 한국통신 등 대형 공기업 민영화 작업에 착수, 난제로 꼽혔던 이들 기업 민영화를 깔끔하게 마무리지어 관가 안팎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자칫 온갖 잡음이 불거져나올 수 있었던 공기업 민영화를 매끄럽게 처리한 것은 폭넓은 인맥과 비즈니스 마인드 덕분이라는게 공통된 평가다. 정치권과 재계, 관가에 상당한 인맥을 구축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기업가 집안 출신답게 사업성과 합리성을 중시하는 마인드를 갖추고 있다는 것. 재벌가의 아들임에도 특유의 소탈함으로 누구와도 잘 융화하는 친화력이 큰 밑천이라는 소리도 듣는다. 이번 정부가 '교수들의 무덤'으로 불릴 정도로 교수 출신 공직자들이 낙마의 쓴 맛을 봤지만 박 부단장은 무리없이 예산처에 적응, 1급으로 승진해 더욱 주목을 모은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