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콤이 두루넷 실사에 들어갔다. 이는 두루넷 인수나 포괄적 제휴를 겨냥한 것으로 성사될 경우 국내 통신시장 판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데이콤은 지난 11일부터 두루넷 실사를 시작,추석을 전후해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데이콤은 실사 결과에 따라 두루넷 경영권을 인수하거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또는 통신망을 넘겨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콤의 한 관계자는 "현재 기업용 통신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데이콤이 생존하려면 통신 소매시장 진출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선 기간통신사업자인 파워콤이나 두루넷과의 제휴가 필요하다"며 "두루넷 실사는 이런 차원에서 실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데이콤이 두루넷을 인수할 만한 자금력이 있는지 의심받고 있지만 데이콤 주식으로 대금을 지불하는 등의 대안이 마련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두루넷의 대주주인 일본 소프트뱅크가 데이콤측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콤이 파워콤 인수 입찰서를 낼 때 컨소시엄에 소프트뱅크아시아인프라스트럭처펀드(SAIF)가 참여했다"며 "이 펀드를 중심으로 데이콤과 두루넷간 제휴 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콤과 두루넷은 현재 각각 '보라홈넷'(가입자 13만명)과 '멀티플러스'(1백31만명)란 브랜드로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벌이고 있다. 데이콤은 또 파워콤 인수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박운서 부회장은 "파워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나로통신의 자금조달 능력이 의심되고 해외투자가들의 동의를 받아 내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차순위 협상대상자인 데이콤이 인수할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