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은 투자자에 대한 기업의 재무홍보 활동이다. 좋은 실적을 내고도 주식시장에서 '왕따'를 당하는 기업중에 IR 활동을 소홀히 하는 곳이 많다는 사실이 왜 IR 활동을 해야 하는지를 말해 준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 아무리 좋은 재료를 갖고 있는 기업이라도 이를 제대로 알리지 못하는 기업은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자본시장의 메카인 미국 월가에서도 IR 활동이 변변치 못한 기업은 기관투자가나 펀드매니저들로부터 '투명하지 못한 기업'으로 낙인찍히기 십상이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구절은 개인의 도덕적 지침으로는 어울릴지 몰라도 기업 가치를 올리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최근 국내 기업들도 IR 활동에 상당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나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국내외에서 IR 행사를 갖고 영업활동과 청사진을 밝히는 것은 통상적인 경영활동의 하나가 됐다. 최근에는 아예 IR 활동이 CEO의 경영능력을 재는 잣대가 되고 있다. CEO가 주가를 좌지우지하고, 또 주가가 CEO의 몸값을 결정하는 'CEO 주가시대'가 활짝 열린 셈이다. 한국IR협의회가 집계한 상장사의 IR 개최 현황을 보면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98년 연간 17건에 불과했던 IR 실시 횟수가 지난해에는 2백9건으로 급증했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면서 선진국의 증시 풍토가 빠른 속도로 정착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IR에 대한 인식도 크게 바뀌고 있다. "CEO의 78.9%가 IR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사내에 IR전담 조직이 있는 기업이 29.3%에 달한다"는 조사결과(한국IR협의회)도 있다. IR가 기업활동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번에 대상을 수상한 삼성전자의 윤종용 부회장과 우수상을 받은 국민은행 김정태 행장, POSCO의 유상부 회장 등은 주주 및 투자자들을 직접 찾아가 회사의 경영상태를 설명하는 CEO로 정평이 나 있다. 이들 기업은 국내에서 분기별로 투자자나 애널리스트, 기자 등을 상대로 IR를 갖는 것은 물론 매년 정기적으로 국제 금융도시를 순회하며 해외 로드쇼를 펼치고 있다. 또 IR 활동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일반투자자들도 IR 행사에 참석해 기업 담당자들이 밝히는 기업내용을 투자지표로 삼는 경우도 부쩍 늘고 있다. 개인투자자인 임무순씨(45)는 "지난 8월초까지 삼성전자를 팔까 고민하다가 상반기 실적발표회에서 향후 실적 전망과 자사주 매입 방침 등을 듣고 계속 보유키로 했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은 투자자 보호와 기업의 투명성 유도를 위해 지난 99년부터 한경IR대상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주주들의 신뢰를 받는 '정통 IR'를 정착시키자는 것이 한경IR대상의 취지다. 4회째인 올해에는 삼성전자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우수상은 국민은행 포스코 국민카드, 특별상은 국민은행, 사이버IR상은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이들기업은 정보의 신뢰도와 개방성, 신속성, 공시의 성실도 등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한경은 투자자나 펀드매니저들이 현재의 기업상태 못지않게 미래의 청사진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판단에서 앞으로 우수 IR 업체를 발굴, 격려하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이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