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9.11 테러를 배후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이 9.11 테러 공격을 명령했다는 것을 시사하는 빈 라덴의 육성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 일부를 9일 방영했다. 알-자지라 방송이 이날 방영한 비디오에는 빈 라덴의 음성만 담겨 있고 테러 명령을 내리는 장면은 포함돼 있지 않아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과거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방영된 빈 라덴의 음성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송은 테러조직인 알-카에다가 9.11 테러 1주년을 맞아 테러 감행 수개월전에 아프가니스탄 칸다하르에서 촬영한 장면을 최근 편집한 비디오 테이프를 입수했다고 설명했으나 입수 경위 및 빈 라덴의 행방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알-자지라 방송은 또 오는 12일 문제의 비디오테이프 전체 내용을 방영할 예정이지만 빈 라덴의 모습이 전체 내용에 포함돼 있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고 있다. 빈 라덴은 이 비디오에서 9.11테러를 `뉴욕과 워싱턴 습격'이라고 묘사하면서 "우리들은 워싱턴과 뉴욕 정복에 관해 이야기할 때 역사의 진로를 바꾸고 반역 지도자 및 그 추종자들의 오점으로부터 국가의 기록을 정화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빈 라덴은 또 9.11 테러범 가운데 핵심 행동책인 모하마드 아타 등 몇명의 이름을 부르면서 "19명의 납치범들은 신앙의 뿌리를 강화하고 신에 대한 충성을 재확인한 위대한 인물들"이라고 칭찬했다. 이 비디오에는 9.11 테러 당시의 항공기 납치범들이 아프간에서 빈 라덴으로부터 기술 훈련을 받았다고 증언하는 장면과 납치범들이 워싱턴의 상세 지도와 조종교본 등을 지켜보는 장면 등도 포함돼 있다. 미 연방수사국이 테러범 가운데 한 명으로 지목한 알-오마리는 비디오에서 "9.11 공격은 이교도와 미국인들에게 아라비아 반도를 떠나고 비겁한 유대인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메시지"라고 주장했다. 한편 알-자지라 방송은 자사 소속 기자 한 명이 지난 6월 알-카에다 고위 지도자들인 할리드 샤이크 모하메드와 람지 빈날쉬브를 인터뷰했다며 그 내용을 오는 12일 비디오테이프 전체 내용과 함께 방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하메드와 반날쉬브는 인터뷰에서 미 국회의사당과 핵 시설도 9.11 테러의 공격 목표였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알-자지라는 덧붙였다. (카이로.도하 AP.AFP=연합뉴스)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