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설 전문기자의 '경영 업그레이드'] 고객의 평생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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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실수를 인정하고 절대 변명하지 말며 항상 사과하라."
월마트 창업자 샘 월튼이 즐겨 얘기했다는 고객 응대 요령이다.
자동차왕 헨리 포드는 이런 말도 했다.
"월급을 주는 것은 고용주가 아니라 고객이다."
최근 소규모 자본으로 식당이나 가게 등을 창업한 '전직'직장인들이 부쩍 늘었다.
이 초보 사장들은 그동안 회사 생활에서 쌓은 산전수전의 경험을 믿고 있지만 마음 한구석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단다.
창업은 직장 생활과는 전혀 다른 세계이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배운 것은 별 소용없다.
오히려 새로 배우고 익혀야 할 과제들이 수두룩하다.
그 가운데 특히 중요한 것이 바로 고객을 대하는 태도다.
식당이나 가게에선 손님이야말로 유일무이한 수입원이다.
손님이 와서 사가야 돈이 생긴다.
품질 좋은 제품을 가져다 놓거나 최고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들이 오지 않으면 모든 것이 끝이다.
한 사람의 고객도 놓칠 수 없다.
업주 자신뿐만 아니라 전종업원이 고객을 대하는 큰 원칙을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돈이 되는 고객에게 모두 잘하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론 반대인 경우가 훨씬 많다.
당신이 갈비집 사장이라고 하자.
소갈비 20인분을 시킨 단체손님과 혼자 점심을 먹으러온 직장인 한 사람을 똑 같이 대할 수 있을까.
많은 경우 이 직장인은 '찬밥' 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이 단체손님들이 지나가다 우연히 차를 세운 나그네들이고 직장인은 근처 회사 직원이라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단체손님은 그날 50만원어치를 먹고 간다고 해도 다시 오지 않는다.
그러나 5천원짜리 갈비탕 한 그릇을 먹으러 온 손님은 '평생' 들를 수도 있는 사람이다.
오늘 하루 그가 식당에 주는 가치는 5천원에 불과하다.
1주일에 다섯번 찾는 단골이 된다면 그가 팔아줄 액수는 1주일에 2만5천원이다.
1년에 47주를 근무한다면 1백17만5천원이다.
20년을 같은 회사에 다니면서 점심을 먹으러 온다면 단순하게 계산해도 2천3백50만원어치를 팔아줄 수 있다.
그를 찬밥으로 만들었다면 그 식당은 이 돈을 차버린 것에 진배없다.
고객이 앞으로 줄 수 있는 것까지 포함한 이 가치를 '고객의 평생 가치(LTVC:Life Time Value of Customer)'라고 부른다.
바쁠 때 귀찮게 들어온 5천원짜리 손님으로 볼 것인가 앞으로 2천3백50만원을 20년에 걸쳐 나눠줄 큰 손님으로 볼 것인가는 전혀 다른 시각이 아닐 수 없다.
장사나 가게로 크게 성공한 사람들은 이 평생가치개념을 천부적으로 깨달아 실천해온 사람들이다.
무조건 친절운동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다.
고객이 주는 가치를 두려워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언제든 시작해도 늦은 일이 아니다.
내로라하는 대기업 가운데도 이런 고객의 평생가치를 모르고 눈앞의 이익에만 집착하는 업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