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옛 소련붕괴를 초래한 1991년 보수파 쿠데타 당시 모든 것을 버리고 택시 기사가 되려 했다고 술회했다. 푸틴 대통령은 다음주 출간되는『블라디미르 푸틴, 집권 과정』이란 책에서 이같이 회고했다. 일간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30일 언론인 올레그 볼츠키가 쓴 책의 주요 내용을 발췌해 보도했다. 쿠데타 발발 당시 국가보안위원회(KGB)에 근무했던 푸틴 대통령은 '쿠데타가 성공하면 앞으로 가족을 어떻게 먹여 살리나' 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 거리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나는 당시 쿠데타가 성공하고, 내가 감옥에 가게 되면 가족을 어떻게 부양하나 하는 걱정을 했다"면서 "그렇게 되면 KGB 요원으로 동독에 근무할 당시 구입한 볼가 자동차로 택시를 할 작정이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는 쿠데타 세력이 집권하면 내게 일자리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면서 "나의 유일한 고민은 어린 두 딸의 장래 문제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보수파 쿠데타 이전부터 나는 KGB를 나올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서 "이유는 일부 세력이 나를 KGB와의 인연을 빌미로 음해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밝혔다. 그는 또 "쿠데타 당시 나는 서로 상충되는 2가지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서 "하나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대통령의 일방적 군축 정책에 대한 반감으로 쿠데타를 지지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구(舊)체제는 이미 죽었다'는 판단을 하고 있었다"고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나는 KGB 요원으로서의 충성 의무와 개인적 양심 사이에서 갈등했다"면서 "그러나 조직의 명령을 어길 수 없다는 개인적 의리로 KGB 퇴직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는 아주 긴박한 순간이었다"면서 "쿠데타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몰랐다"고 1991년 쿠데타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