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사흘째 소폭 상승했다. 장중 거의 하락세에 머물던 환율은 장 막판 달러되사기(숏커버)가 진행되며 상승 반전했다. 월말임에도 업체 네고물량은 많지 않았으며 전반적인 수급상황은 지지부진했다. 유동성 부족에 따른 불안한 흐름이 지속된 가운데 1,190원대는 '달러사자'는 인식이 팽배했다. 달러/엔 환율이 117엔대로 내려섰음에도 달러/원은 수급상 뒷받침이 되지 않아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했다. 엔/원 환율은 100엔당 1,010원대를 유지했다. 9월에도 박스권을 크게 탈피할만한 요인은 부각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1,190원대 지지를 배경삼아 박스권 상단이 상향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40원 오른 1,201.90원에 한 주 및 8월 거래를 마감했다. 한 주 내내 장중 1,200원을 축으로 오르락내리락하는 왕복달리기 장세가 계속됐다. 원화는 지난달 말에 비해 1.17%가 절하됐다. 이날 고점은 1,203.00원, 저점은 1,198.70원으로 환율 하루 변동폭은 4.30원을 가리켰다. ◆ 9월, 박스권 상단 상향 시도될 듯 = 시장은 일단 1,200원 밑에서는 달러를 '사자'는 심리가 강해졌다. 엔화가 강세를 보여도 네고물량 공급이 많지 않은 수급상황을 반영, 1,190원대는 오래 있지 않았다. 수요가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는 움직임이 9월중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이 주식을 계속 순매도하고 있는 데다 정유사 등의 결제수요, 분기말 송금수요 등을 감안하면 환율은 1,190원대 진입은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 경제회복 정도와 달러화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는 가운데 박스권이 전반적으로 약간 상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결제가 전반적으로 앞서긴 했으나 엔화가 강세 기조를 띠면서 서로 상충 작용을 했다"며 "방향을 못 잡고 1,200원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장세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수요가 앞선 장세가 9월에도 이어지고 그동안 급락과정에서 선네고물량이 꽤 많아 달러공급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며 "9월 전반적으로 박스권이 상향 조정돼 1,200∼1,220원 정도에서 등락하면서 방향탐색 과정이 연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큰 수급도 없고 유동성만 부족한 상황에서 은행간 거래가 주로 형성됐다"며 "NDF정산관련 매매공방이 이뤄졌고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아래쪽을 받치는 형국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9월 중에는 일단 박스권 상단을 테스트하는 장세가 예상된다"며 "1,190원대는 지지되면서 달러/엔이 119∼120엔을 시도하면 1,215원까지 올라설 것"으로 예상했다. ◆ 엔/원 1,010원대 유지 = 전날 100엔당 1,020원대까지 올라섰던 엔/원 환율은 이날 소폭 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엔/원 환율은 100엔당 1,015원을 중심으로 위아래 등락했으며 오후 4시 46분 현재 1,018원선을 나타내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118엔을 놓고 물고물리는 공방을 벌였다. 전날 뉴욕에서 118.14엔을 기록한 달러/엔 환율은 개장초부터 하락세가 연장되자 일본 정부가 구두개입에 나서 추가 하락을 저지했다. 달러/엔은 오후장에서 117.70엔까지 저점을 낮추긴 했으나 저항선으로 인식되고 있는 117.80엔 하향 돌파가 여의치 않은 모습이었다. 달러/엔은 같은 시각 117.98엔을 기록중이다. 미국 경제회복의 지연에 대한 우려가 달러화 약세를 부추긴 데다 이날 일본의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5% 증가, 당초 예상치인 0.2%를 상회하자 엔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961억원의 매도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16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닷새째 주식순매도를 이어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앞선 나흘간 매일 1,000억원 이상을 매도한 데 비해 약간 매도규모가 줄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1.00원 낮은 1,200.50원에 개장한 환율은 곧 1,199.50원까지 하락한 뒤 저가매수세로 상승 반전, 9시 49분경 고점인 1,203.0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은행권의 손절매도가 등장하며 환율은 보합권에서 한동안 등락하다가 차츰 매도세가 강화, 11시 38분경 1,199.20원까지 미끄러진 뒤 1,199.8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30원 낮은 1,199.50원에 오후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1시 35분경 저점인 1,198.70원까지 밀렸다가 저가매수세 유입으로 2시 9분경 1,200.70원까지 반등했다. 한동안 1,199원선에서 맴돌던 환율은 달러/엔 반등과 달러되사기(숏커버)로 3시 25분경 1,201.50원까지 반등했다. 그러나 1,201원선에서 네고물량이 공급돼 환율은 저항을 받으며 일시적으로 1,199원선에 밀린 외에 주로 1,200∼1,201원을 오갔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2억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1,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4억2,000만달러, 5억4,500만달러가 거래됐다. 9월 2일 기준환율은 1,200.5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