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가 유고의 한 핵연구소에서 당장 핵무기 3발을 제조할 수 있는 무기급 우라늄 100파운드를 빼내 안전한 상태로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미국 에너지부, 러시아 원자에너지부, 국제원자력기구(IAEA) 관리와 핵전문가들은 지난 21일 저녁 유고의 빈카 핵연구소에 저장돼 있던 11인치 농축 우라늄 슬러그(원통 모양의 핵연료 덩이) 6천개를 모스크바 남동쪽 디미트로프그라드로 옮겨와 무기를 만들 수 없는 우라늄으로 변형시켰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무려 17시간이 소요된 우라늄 수송작전에는 중무장한 유고군 병력 1천200여명과헬기 등이 동원돼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주요 간선도로와 공항이 한때 통제되는 등실전 군사작전을 방불케했다. 포스트는 이번 작전이 9.11 테러이후 가장 중요한 핵확산 방지 조치이며, 핵 테러 위협을 뿌리뽑기 위한 첫번째 선제공격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러시아 당국이 핵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미국과 공동 보조를 맞췄다는 점도의미있는 부분이라고 포스트는 지적했다. 문제의 우라늄은 빈카에서 트럭에 실려 베오그라드 공항에 도착한 뒤 수송기편으로 러시아에 옮겨졌으며, 전문가들에 의해 핵발전소용 연료로 쓸 수는 있지만 군사적인 목적으로는 전용이 불가능한 상태로 변형됐다. 이번 작전에 관여한 샘 넌 조지아주 전 상원의원은 "그 우라늄은 세계에서 가장위험한 테러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었던 물질"이라고 말했다. 미 당국은 문제의 우라늄이 알-카에다 같은 테러조직이나 미국이 이른바 `악의축'으로 지목한 국가에 의해 탈취당할 가능성을 우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빈카 핵연구소는 지난 1958년 유고의 전 독재자 티토 집권 시절 독자적인 핵무기 개발을 위해 건설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984년 운용을 중단했으나 이후에도고농축 우라늄은 계속 보관돼 왔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