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남부와 중동부를 휩쓴 홍수가 21일 북부하류지역으로 밀려내려오면서 피해가 늘어나는 가운데 남부 바이에른주에선 다뉴브강 수문에 유조선이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체코와 독일 중동부 지역을 침수시켰던 엘베강의 물마루가 21일 하류로 내려오며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니더작센, 메클렌부르크 포어폼머른, 브란덴부르크, 슐레스비히 홀스타인, 작센 안할트 등 중북부 5개주 주민 2만5천명이 추가 대피했다. 중북부지역은 일찍부터 홍수에 대비해왔으나 예상보다 훨씬 많은 수량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이에 따라 엘베 강 유역의 제방시설들이 수압을 이기지 못해 붕괴하거나 물살이 평균 10m 높이의 둑을 넘을 위기에 처했다고 독일 언론은 전했다. 독일군은 토네이도 제트기를 투입해 특수 카메라로 제방 균열 여부 등을 점검했으며 영국군과 프랑스군 병력도 제방 강화작업에 가세했다. 주독 미군은 15만여 개의 모래주머니를, 러시아는 응급구조팀과 장비 등을 긴급 지원하며 재해방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물마루가 지나간 드데스덴과 체코 등 엘베강 상류지역에선 곳곳에 들어찬 물을 빼내고 진흙과 쓰레기들을 치우는 복구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장비와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수인성 전염병이 우려되고 있다. 또 도로와 철도 등 주요 기간 시설이 유실하는 바람에 교통에도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작센주에선 물이 빠진도로에서 여성 1명의 시신이 발견돼 이번 홍수로 발생한 독일 내 사망자가 21명, 러시아와 중부유럽 전체로는 112명으로 늘어났다. 독일 당국과 보험업계 등이 현재가지 피해액을 최소 200억 유로로 추산하는 가운데 이날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는 "독일의 경제력과 국민의 단결력으로 피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슈뢰더 총리는 또 복구비용 조달과 지원, 감세정책 시한 연기 등에 대해 야당을 비롯한 누구와도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재계 등 일부에서 반론을 제기하는데다 상당수 정책이 야당이 지배중인 상원에서도 통과되어야 하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한편 남부 바이에른주 스트라우빙시(市)를 흐르는 다뉴브강에선 이날 오스트리아 빈을 출발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향하던 유조선이 수문 콘크리트벽을 들이받는 사고가 일어났다. 170만ℓ의 연료유가 실린 유조선에 구멍이 나 기름이 계속 유출함에 따라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일대의 통행을 전면통제한 채 기름제거 및 탱크복구작업을 벌였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