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투자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갔던 한국 등 5개 아시아 국가 증시가 올해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며 세계경제성장의 견인차로 주목받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 인터넷판이 19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달러화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인도네시아 증시와 태국 증시는올해 들어 각각 37.5%, 25% 급등했고 한국의 종합주가지수와 말레이시아 증시도 올들어 각각 13.7%, 8.7% 상승했다. 유일하게 필리핀 증시만이 전세계 증시침체 영향으로 3% 가까이 하락하는데 그쳤는데 이마저도 미국 증시 등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낙폭이 적은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아시아 지역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달러화 약세와 미국의 더블딥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자 열기가 한풀 꺽였지만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적했다. 실제로 모건스탠리는 지난주 세계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최근 미국발 한파로 아시아 각국 증시가 내림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시아 일부 국가들은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모건스탠리의 대니얼 리언 동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6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태국 증시가 향후 6~12개월간 시장 수익률을 웃도는 등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증시는 여전히 저평가된데다 전체 주식 투자자금 가운데 외국계 자금 비중도 적은 편이기 때문에 자금 유입량이 향후에 대폭 늘어날 것이라게 그의 설명이다. 한국의 경우 올해 경제 성장률을 6.5%에서 6.0%로 조정했으며 내년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의 4.9%에서 4.5%로 하향 조정했었다. 그러나 이는 올해와 내년의세계 경제성장 수정 전망치 2.5%, 3.4%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다. 이 신문은 그러나 아시아 이머징마켓의 시가총액이 세계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여전히 적은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태국과 싱가포르의 시가총액은 각각 56억달러, 183억달러로 미국 최대 중견기업의 시가총액보다 더 적다는 것이다. 한편 외국인 투자자들은 아시아 이머징마켓은 단기적으로 정치적 불안정과 장기적으로 중국의 맹추격 등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이신문은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