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거만하고 일방적인 외교와 이스라엘에 대한 일방적인 지지 등으로 국제사회에서 `덩치 큰 악동'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얻고 있다고 일간 USA 투데이가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1면 커버스토리로 다룬 영국발 기사에서 각계 인사들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면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정부가 국제 기후협약 거부, 국제형사재판소 거부, 철강 수입제한, 농업보조금 지급 등 이기적이고 일방적인 정책들을 펼침으로써 국제사회의 호의를 스스로 저버렸다는 주장들을 전했다. 국제평화를 위한 카네기재단의 로버트 케이건 씨는 최근 `폴리시 리뷰(Policy Review)'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과 유럽이 한쪽은 일방주의에 기초한 외교정책을 펼치고 다른 쪽은 외교와 설득에 의존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양 대륙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인들이 미국을 "그저 덩치 큰 악동(rogue colossus)으로 간주하게 됐으며 많은 면에서 이라크나 이란보다 미국을 평화에 더 큰 위협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 대한 유럽의 부정적인 평가는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이달초 재선을 위한 선거운동에서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수행 움직임에 대해 그가 `군사적인 모험'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영국에서는 성공회등 종교계가 (이라크 등에 대한) 어떤 공격도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청원서를 돌리기도 했다. 영국 BBC 방송의 `스트로 폴'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는 `미국의 힘이 선(善)의 힘인가'라는 주제로 국제문제 전문가인 메리 칼더와 워싱턴 포스트의 T.R. 레이드 기자가 논쟁을 벌였다. 방청객들의 70%는 "유일 초강대국 미국의 역할은 세계에 `위험'이 됐다"는 칼더의 주장을 지지했다. USA 투데이는 미국이 심각한 이미지 문제를 안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백악관은 세계공보국을 만들겠다고 발표했고 미 하원은 최근 주로 이슬람세계를 겨냥한 2억2천500만달러 짜리 해외 문화 정보 프로그램을 승인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외교협의회는 최근 부시 행정부가 미국의 `취약한' 해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외교노력을 배가할 필요가 있다는 경고성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피터 피터슨 외교협의회장은 "서유럽부터 극동까지 전세계에서 많은 사람이 미국을 거만하고 위선적이며 자아도취적이고 다른 국가를 얕잡아보는 나라로 본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