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 랠리의 변곡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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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가 차곡차곡 저점을 높이고 있다.
700선 회복 시도를 일주일만에 보이며 690선을 일단 확보했다.
미국 시장 안정으로 일단 돌발악재의 가능성이 적어지며 지수 밑변이 단단해졌다는 점에서 반등 연장 기대는 남았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재료가 든든하게 버티고 있는 가운데 KT의 외국인 지분확대 호재가 당분간 시장흐름을 긍정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미국 뮤추얼펀드의 자금유출이 일주일만에 재개된 것으로 나타나 외국인의 적극적 매수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외국인의 매도세가 줄어드는 정도로도 도움이 되는 분위기. 연중최저 수준의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가 외국인 공백을 메우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연중바닥권을 더듬고 있는 고객예탁금과 채권시장으로의 시중자금 쏠림은 아직 해속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흘째 상승에 따라 차익실현 욕구가 강해졌고 주변환경의 뚜렷한 개선이 없다는 점은 지수상단을 제한하고 있다.
◆ 저점높이기 흐름 = 최근 급락세를 이어오던 종합지수가 사흘연속 오르면서 기술적 반등 연장 가능성이 타진되고 있다. 추세적 반전을 기대할 만한 분위기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른바 약세장 랠리라는 인식이 대세지만 하방경직성을 확보해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기술적으로 볼 때 종합지수가 중기 하락추세대의 하단에서 반등한 뒤 5일선인 680선에 이어 이날 690선까지 되찾음으로써 20일선이 위치한 720~730대까지 박스권 상단을 넓혀놓은 모습.
LG투자증권 강현철 책임연구원은 “거래소가 돌발악재만 없다면 650선을 중기 저점으로 굳힌 모습”이라며 “사흘째 올랐지만 기술적으로 반등기대감은 아직 살아있어 다음주초까지 720선까지는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강 연구원은 “미국 연준리의 금리인하 결정이 당장 안되더라도 기존 중립에서 완화로의 기조변경 코멘트가 예상된다”며 “외국인이 매수세는 아니더라도 관망세를 유지해주기만 해도 국내기관의 프로그램 매수여력이 풍부하고 연기금의 유입 가능성도 있어 추가상승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김인수 투자분석팀장은 “미국시장이 바닥 공감대가 강화된다면 외국인 매도가 줄면서 국내시장의 흐름 반전도 기대해 볼 만 하다”며 “700선 저항이 있겠지만 20일선이 위치한 725 언저리까지의 상승은 예상된다”고 말했다.
◆ 약세장 랠리의 한계 = 다만 20일선의 돌파여부가 향후 시세흐름에 있어서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나 당장 이를 돌파할 만한 주변 여건이 미비하다. 미국 경제가 고용지표가 조금 개선된 것 말고는 개선징후가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의 7월 생산자 물가지수에서 에너지 가격을 제외하고는 자동차, 컴퓨터가격이 급락하는 등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여 경기침체속의 디플레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미국의 대형 소매점 월마트의 7월 여름용품 매출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함으로써 계절적 수요도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리의 금리인하가 결정되더라도 미국의 경기침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으며 또 최근 주가상승에 이미 반영된 측면을 간과하기 힘들다. 오는 14일로 예정된 미국 기업체의 재무제표 재공시도 최근 경기 펀더멘털 악화로 추세를 돌릴만한 영향력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증권 오현석 선임연구원은 “기본적으로 하락추세대를 벗어나지 않는 상황에서의 기술적 반등으로 보이며 반등의 폭이 어느 정도일 지는 가늠하기 힘들다”며 “660을 밑변으로 하고 4월 이후 하락추세대의 상단이 걸리는 740선을 박스권 윗부분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보증권 임노중 책임연구원은 “생산자물가가 하락하며 디플레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미국시장의 주변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바닥을 치고 올라간다고 보기 힘들다”며 “당분간 약세장 랠리가 더 이어질 수도 있지만 매수전략을 취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