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전날종가 대비 10원 이상 오르는 급등세를 보였다. 장중 이동거리가 18.50원에 달했다. 환율은 개장초 하락세를 보였으나 장중 물량 부족을 확인하고 상승 반전했고 이후 역외매수세가 환율 상승을 주도했다. 역내에서 전자업체의 네고가 공급되기도 했으나 달러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장중 시장 심리는 달러매수(롱)쪽으로 기울었으며 휴가철과 제도 변경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쉽게 달러매수쪽으로 휩쓸리는 형국을 그렸다. 환율 하락 추세 지속여부에 일단 '물음표'가 찍힌 가운데 판단 여부는 달러/엔 환율의 움직임에 달려있다. 달러/엔은 하락세가 재개되는 듯한 움직임에서 119엔대로 되튀어 시장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화요일은 달러/엔의 추가 상승에 따라 전 고점(1,209.00원) 테스트 여부도 진단되는 반면 그렇지 못할 경우 1,190원대 초반까지 밀릴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13.50원 오른 1,198.00원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달 29일 1,200.00원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가리켰다. 장중 고점은 1,199.00원, 저점은 1,180.50원을 기록했다. 하루 환율변동폭은 18.50원에 달해 지난달 26일 장중 22.80원이래 올 들어 두 번째로 이동거리가 길었다. 8월 들어 사흘째 10원 이상 이동하는 변동성이 큰 장세를 보이고 있다. ◆ 1,200원대 재진입 고려 = 환율 방향의 큰 그림은 달러/엔이, 장중 움직임은 수급에 따르는 행보가 예상된다. 휴가철로 인해 업체 실수가 많지 않은 데다 지난 1일부터 최소거래단위 확대에 따른 리스크 부각으로 달러사자(비드)나 팔자(오퍼)가 얇다. 순식간에 한쪽으로 휩쓸릴 수 있는 여건.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역외매수에다 포지션 부족으로 달러매도초과(숏)상태의 세력이 견디지 못하고 커버에 나섰고 업체물량이 생각보다 덜 나왔다"며 "달러/엔도 117.80엔까지 추가 하락이 예상된 시점에서 오히려 119엔대로 돌아서 심리적으로 흔들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단 그동안 시장을 지배했던 '고점매도'가 일단락된 것 같고 큰 네고나 SKT 추가물량이 없는 상태에서 기본 네고물량으로 부족함을 메꾸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점이 올라오는 상황으로 진단되며 지지선은 쉽게 가늠이 힘든 상태에서 1,200원은 별로 의미가 없다"며 "앞서 막힌 1,209원이 오히려 부각될 시점"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달러/엔의 반등보다 크게 오른 것은 시중 물량을 채우지 못해 달러매수(롱)마인드가 강화된 까닭"이라며 "장중 포지션이 엮였으며 역외세력도 그동안 롤오버하지 않았던 달러매도초과(숏)포지션을 감는 움직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달러/엔이 올라갈 그림이 아니나 장중 대만달러 등 역외에서 아시아통화를 상대로 달러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내일은 달러/엔이 더 이상 빠지지 않으면 달러매수(롱)마인드에 기울 여지가 있으며 1,190원은 지지되면서 1,200원대로 충분히 진입가능하다"고 예상했다. ◆ 원-엔 '10대1' 회복 = 엔/원 환율이 원화 약세가 엔화보다 빠르게 진행돼 100엔당 1,000원대를 회복, 1,003원선으로 올라섰다. 지난주 엔/원은 980원대까지 떨어졌으나 10대1 비율에 맞춰지는 모양새다. 지난주 말 뉴욕에서 경제지표 부진과 증시 하락으로 118.91엔을 기록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119엔대를 회복했다. 달러/엔은 개장초 118.60엔대까지 추가 하락했으나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으로 반등한 뒤 오후장에서 일본 경제지표의 부진과 더딘 미국 경제 회복이 일본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인식이 퍼져 오름폭을 키웠다. 달러/엔은 장중 119.45엔까지 올라서기도 했으나 119.50엔대에 포진한 업체 매물로 인해 저항을 받았으며 오후 5시 7분 현재 119.19엔을 기록중이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나흘째 주식순매도를 이어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358억원, 148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이틀째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순매도로 역송금수요가 시장에 부각되고 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 금요일보다 2.50원 낮은 1,182.00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곧 이날 저점인 1,180.50원까지 내려선 뒤 달러/엔 반등으로 10시 10분경 1,184.50원까지 되올랐다. 그러나 고점매물로 1,182원선으로 반락했던 환율은 매수세가 재차 강화되면서 상승 반전, 11시 40분경 1,187.00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약간 되밀린 환율은 1,185.8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1.20원 높은 1,187.0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엔 약세를 타고 이내 오름폭을 확대, 2시 12분경 1,190.80원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차익실현 매물로 1,188원선에서 한동안 움직이던 환율은 달러/엔의 상승과 역외매수 등으로 3시 59분경 1,199.0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후 환율은 고점 매물에 다소 밀려 1,195원선으로 떨어진 뒤 재반등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2억4,3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1,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9,000만달러, 2억7,800만달러가 거래됐다. 6일 기준환율은 1,188.3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