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의회가 3일 사형제를 폐지하고 쿠르드족의 인권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일련의 개혁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의회 대변인이 밝혔다. 이는 유럽연합(EU) 가입에 박차를 가하려는 터키 당국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철야 긴급회의 끝에 이날 오전 실시된 거수투표에서 의원들은 쿠르드족에게 쿠르드어로 교육하고 방송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고 전쟁중이나 전쟁위협이 있는 시기를 제외하고는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에 찬성했다. 이에 따라 한때 금기시됐었던 쿠르드어 방송이 재개될 전망이며 사형제 폐지로 현재 수감중인 쿠르드족 반군 지도자 압둘라 오잘란도 사형을 면하게 됐다. 민족주의 성향의 의원들은 그러나 개혁법안이 터키 남동부에서 활동중인 쿠르드족 반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격렬히 반대했다. 의회는 오는 11월 3일 치러지기로 확정된 조기총선으로 의원들이 선거운동에만 몰두해 개혁법안 통과가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해왔다. 한편 이날 통과한 개혁법안에는 집회 등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고 비이슬람계 종교단체의 권리도 인정하며 불법이민을 엄격히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됐으며 대통령의 인준을 받아 시행될 예정이다. (앙카라 AP.AFP=연합뉴스)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