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先후보사퇴 안한다" .. 1일 韓대표와 이견조율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는 31일 "과거로 회귀하는 신당이 아니라 미래로 가는 신당이라면 참여할 것"이라며 "신당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만들어지는 대로 신당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신당은 참여여부가 문제이지,기존 정당의 지위(후보직) 사퇴여부는 문제될 게 없다"며 "후보가 먼저 사퇴하라는 요구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비주류의 선 사퇴주장을 일축했다.

노 후보는 이어 "훌륭한 경쟁자가 나타나면 기득권을 주장하지 않고 경선을 치를 것"이라며 "재경선은 민주당이라는 기본틀이 전제돼야 한다"고 못박았다.

노 후보의 발언을 요약하면 향후 추진될 신당은 자신과 개혁세력이 중심이 되는 '노무현 당'이 돼야 하며 비주류가 중심이 되는 신당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당의 간판을 내리고 노 후보의 기득권이 없는 백지에서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한 대표와 비주류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특히 노 후보는 "당 안에서 나를 흔들려는 사람이 있겠지만 더 나쁜 상황이 와도 흔들리지 않고 후보로서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일전불사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당내 친노(親盧)파와 반노(反盧)파의 갈등 양상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노 후보와 한 대표는 1일 정례회동을 통해 이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노 후보는 한 대표 회견에 대해 "한 대표와 신당론에 대해 협의가 있었으나 후보 사퇴나 백지상태 출발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협의가 없었다"고 간접 비판한 뒤 "신뢰를 갖고 한 대표와 함께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언급을 하지 않으려 했으나 후보 목이 절반쯤 달아난 형국이라 목을 붙이려 간담회를 갖는 것"이라고 뼈있는 말을 던지기도했다.

한편 한 대표는 "노 후보 사퇴를 언급한 적은 없으며 비장한 각오로 당의 재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